LG 신민재. 연합뉴스2023 KBO 정규리그를 제패하고 21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진출한 LG 트윈스는 시즌 내내 '발 야구'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LG는 정규리그에서 10개 구단 중 압도적으로 많은 166개의 도루를 해냈다. 그러나 도루 실패 역시 101개로 가장 많았다. LG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는 상대 배터리와 야수에 적잖은 부담을 안겼지만 그만큼 주루사(78회), 견제사(15회)도 많았다. 두 부문 모두 리그 최다 기록이다.
시즌 초반에는 이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았다. 그러나 LG는 상대 팀에게 복잡한 선택지를 안겨준다는 취지에서 시즌 내내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미디어데이에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며 한국시리즈에서는 보다 신중하게 도루를 시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염경엽 감독은 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도 "단기전은 흐름의 싸움"이라며 "도루는 두 가지의 컬러를 갖고 있다. 흐름이 끊길 수도 있고 흐름을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은 홈런 다음으로 도루다. 도루를 하다 아웃되면 흐름을 상대에게 넘겨주게 되고 반대로 그 흐름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선수단에게 차분함을 강조한 이유도 맥락을 같이 한다. 염경엽 감독은 "저도 (우승이) 간절한데 선수들은 그 이상"이라며 "열정이 넘쳐서 너무 의욕적으로 하다가 실수나 주루사가 나올 수도 있다.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선수들한테 더 차분하게, 기본적으로 하나하나 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 시즌 LG의 '발 야구'를 이끌었던 주역들은 자신감이 넘친다.
올 시즌 도루 37개로 리그 2위를 차지한 주전 2루수 신민재는 "언제 사인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출루한다면 계속 집중하고 준비할 것"이라며 "정규리그 때와 똑같이 뛸 기회가 보이면 바로 뛰어야 한다. 사인이 나오면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NC 다이노스에서 이적해 한국시리즈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대주자 요원 최승민도 "저는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기 때문에 결과가 안 좋으면 데미지가 크다"라면서도 "그래도 어차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대주자로) 나갔다는 것은 어차피 상대도 제가 뛰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승부를 봐야하는 것이고 정면 승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KT의 한국시리즈 명단을 살펴보면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을 제외하고 왼손 투수가 없다. 오른손 투수보다는 아무래도 왼손 투수가 1루 주자 견제에 보다 유리한 법이다. 이 같은 변수가 이번 시리즈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