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루디 고베어에게 헤드록을 거는 드레이먼드 그린. 연합뉴스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3-2024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정규리그 인-시즌 토너먼트 경기 초반 믿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양팀 선수들이 난투극을 벌인 것이다.
먼저 골든스테이트의 클레이 톰슨과 미네소타의 제이든 맥다니엘스가 코트 중앙에서 충돌했다. 서로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등 몸 싸움의 수준을 넘어섰다. 양팀 선수들은 그들을 떼어놓기 위해 몰려들었다. 미네소타의 빅맨 루디 고베어도 톰슨을 말리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골든스테이트의 그린이 뒤에서 달려들어 고베어에게 헤드록을 걸었다.
심판진은 톰슨과 맥다니엘스, 그린의 퇴장을 결정했다.
NBA 심판부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홈페이지 리포트를 통해 퇴장 결정을 내린 과정과 이유를 공유했다.
톰슨과 맥다니엘스는 감정 다툼이 시작된 후 즉시 떨어지지 않고 싸움을 계속 했다는 이유로 코트를 떠나야 했다. 각각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부과했다.
아울러 심판부는 그린이 고베어에게 공격적으로 달려들어 헤드록을 걸었고 놓아주지 않았으며 이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행위로 즉각 퇴장에 해당하는 플래그랜트 파울 2 기준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고베어는 코트에서 징계를 받지 않았다. 고베어는 톰슨과 맥다니엘스의 싸움을 말리려고 했을 뿐이고 오히려 중재자(peacemaker)의 역할을 했다는 게 심판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고베어는 NBA 사무국이 16일 발표한 징계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NBA 사무국은 싸움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톰슨, 맥다니엘스, 고베어에게 각각 2만5천 달러(약3271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고베어는 경기 후 그린이 헤드록을 걸었을 때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손을 뿌리치려고 했다고 밝혔다. 경기 중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NBA 사무국은 고베어를 사후 징계 대상에 포함시켰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벌인 그린은 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NBA 사무국은 공식 성명을 통해 그린의 징계는 그동안 그가 했던 비신사적인 행동들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린은 불과 지난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가, 그리고 도노반 미첼과 마찰을 빚다가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아 퇴장당한 바 있다.
그린은 규정에 따라 출전 정지 경기수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지 못한다. 올 시즌 연봉을 정규리그 팀당 경기수인 숫자 82로 나누면 경기당 급여가 나온다. 그린은 76만9970달러(약 10억658만원)를 허공에 날리게 됐다.
경기가 끝난 후 골든스테이트 선수단은 늘 그래왔듯이 동료들의 행동을 옹호했다. 스티브 커 감독과 케본 루니는 톰슨의 퇴장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커 감독은 더 나아가 그린이 달려든 이유는 고베어의 손이 톰슨의 목 부근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료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감싼 것이다.
고베어는 경기 후 그린을 향해 차분하면서도 냉정한 독설을 날렸다. "그린은 스테픈 커리가 결장할 때마다 자신도 경기에 뛰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퇴장당하기 위해 뭐든지 한다.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골든스테이트의 간판 스타 커리는 미네소타와 경기에 결장했다.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그린이 퇴장당한 지난 10번의 경기 가운데 7경기는 커리가 부상 등의 이유로 뛰지 않은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