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왼쪽), 이준석 전 대표.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7일 이준석 전 대표에 '준석이가 도덕이 없는 건 부모의 잘못이 크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사과 수용여부를 밝히는 대신 "그동안 혁신위원장으로서 하여간 수고하셨다"며 인요한 위원장의 처지를 비꼬았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제가 이준석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과한 표현을 하게 된 것 같다"며 "이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 자신이 전날 강연 자리에서 "한국의 온돌방 문화는 아랫목 교육을 통해 지식, 지혜, 도덕을 배우게 되는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한 사죄 표현이다.
인 위원장 사과에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던 이 전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SBS 보도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캡처 사진에는 인 위원장이 SBS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가 잘못되면 이제 어른이 지적을 받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냥 한마디 한 게 부모님한테 화살이 가서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해서 사과를 합니다"라고 말한 내용이 자막으로 띄워져 있었다.
이 전 대표는 이를 두고 "무슨 말인지 솔직히 해석은 어렵다. 그래서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며 "그동안 혁신위원장으로서 하여간 수고하셨다"라고 언급했다.
혁신위가 당 주류 세력과의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조만간 해체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까지 받게 된 상황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 위원장 발언이 알려진 뒤 이 전 대표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하는 데 부모 욕을 박는 사람은 처음 본다. 패드립(패륜적 말싸움)이 혁신이냐"고 지적하며 반발했다.
이밖에도 "부모를 끌어들이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용호 의원)" "부모님까지 꺼내 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김병민 최고위원)" "K-꼰대스러운 발언(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 당 안팎의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인 위원장은 이날 예정됐던 한국노총과의 간담회 일정을 40분 전 돌연 취소했고 그 뒤에 사과 입장까지 내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