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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현재 출산율, 국민연금 32년 뒤 고갈된다?[노컷체크]

    편집자 주

    대한민국에서 장기간 이어진 초저출산 현상은 인구의 지속가능성과 국가 존립 기반마저 위협하고 있다. 국민들은 매일같이 쏟아지는 인구위기 보도로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마주하지만 그 정보가 진실인지 따로 확인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CBS노컷뉴스는 국내외 전문가 분석과 공신력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저출산 관련 이슈들을 종합 검증한 '2024 대한민국 출산·출생 팩트체크 문답'을 9차례에 걸쳐 기획보도한다.

    [2024 대한민국 출산·출생 팩트체크 문답⑨]
    절반의 사실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한국은 인구소멸 국가다?[노컷체크]
    ②한국 합계출산율은 향후 상승한다?[노컷체크]
    ③합계출산율 1명 이하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노컷체크]
    ④저출산, 저출생으로 대체 사용해도 된다?[노컷체크]
    ⑤아동수당이 출산율을 높인다?[노컷체크]
    ⑥남편 육아휴직이 합계출산율 높인다?[노컷체크]
    ⑦한국 초저출산 탈출 걸림돌은 사교육비다?[노컷체크]
    ⑧'노인 비율 18.4%' 대한민국, 고령사회 아니다?[노컷체크]
    ⑨현재 출산율, 국민연금 32년 뒤 고갈된다?[노컷체크]
    (끝)

    최근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2055년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바닥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을 공개했다. 이는 5년 전 발표한 제4차 재정계산 예상 시점보다 2년 당겨진 것으로, 계산에 따르면 2040년 최고 1755조 원에 이른 후 급속히 감소해 2055년에 소진된다.

    그 배경에는 초저출산·초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가 악화가 있다. 생산인구가 줄고 부양인구는 늘면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는 줄고 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연금개혁과 함께 '출산 크레딧'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사회적 공헌에 보상하자는 취지다. 출산율 반등으로 연금 고갈을 막을 수 있을까?

    '세대 간 연대' 국민연금, 저출산 이어지면 재정 악화

    연합뉴스연합뉴스
    내가 낸 보험료를 돌려받는 것인데 저출산은 왜 국민연금 재정에 악영향을 끼칠까?

    공적연금 운용 방식은 크게 적립식과 부과식으로 나뉜다. △적립식이란 일정 규모의 기금을 쌓아놓고 적립기금과 운용 수익으로 급여 지급하는 것을, △부과식이란 급여 지급에 필요한 재정을 매달 가입자들의 보험료로 충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부과식과 적립식이 섞인 '부분 적립식'으로 운용된다. 급여의 일부분은 적립하고 일부분은 연금 급여로 지출한다. 그렇기 때문에 근로세대가 은퇴세대를 부양하는 '세대 간 연대' 구조가 만들어진다.

    울레 세테르그렌(Ole Settergren) 스웨덴 연금청 연금분석부장은 CBS노컷뉴스에 "저출산이 장기간 이어지면 연금제도는 결국 적자에 직면하게 되고 연금소득은 줄어들 것"이라며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우려했다.

    이어 "출산율 반등은 장기적으로 연금에 이롭다. 더 많은 수입이 연금제도로 유입되며 강화될 것"이라며 재정 안정요인으로 △퇴직 연령 상향 △소득대체율 하향 △이민 제도 등을 꼽았다.



    남찬섭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저출산이 이어지면 연금재정이 악화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출산율을 올리고 2060년~2070년까지 기금을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찬섭 교수는 "인구변수를 재정계산의 외생변수로 삼는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은 국가가 개입해 변화할 수 있는 정책변수로 간주한다"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출산율을 주어진 것으로 볼 게 아니라 내생 변수로 만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구수 반등해도 '연금 고갈' 못 막는다?


    국민연금이 인구구조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자명하지만, 재정추계전문위는 출산율이 반등해도 고갈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계산했다. 지금 태어난 아이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기까지 20~30년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재정추계전문위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라 인구변수를 △고위(합계출산율 1.4명) △중위(1.21명) △저위(1.02명) △초저출산(0.98명) △OECD 평균(1.61명)로 나누고, 경제변수를 낙관·중립·비관으로 조합해 총 6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출산율이 크게 올라 OECD 평균치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도 적립금이 소진되는 시점은 2055년으로 계산됐다. 초저출산율을 적용한 시뮬레이션에서도 소진 시점은 같았다. 경제변수를 낙관(인구변수 중위)했을 때와 고위 인구 시나리오(경제변수 중립)를 따르는 경우에도 모두 기금 소진 연도를 1년을 늦추는 것에 그쳤다.

    저출산이 이어진다면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진다. 초저출산이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부과방식비용률(2070년 기준)은 기존의 8.6%p 높은 42%로 나타났다. 부과방식비용률이란 보험료 수입만으로 지출을 충당할 경우 납부해야하는 보험료율로, 초저출산 지속 땐 월 소득 250만 원 직장인은 월급의 42%인 52만 원(사업자 절반 부담)을 내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공적연금개혁과 재정전망' 캡처국회예산정책처의 '공적연금개혁과 재정전망' 캡처
    하지만 이러한 계산은 인구·경제변수만을 적용한 것이다.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수급개시연령' 등을 세부조정한다면 달라질 여지가 있다. 보험료율은 '내는 돈', 소득대체율은 '받는 돈', 수급개시연령은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를 의미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공적연금개혁과 재정전망'에 따르면 보험료율 3%p 인상 시 기존 고갈시점 대비 7년이 늦춰졌다.

    반면, 수급개시연령을 1세 상향했을 때와 2세 상향했을 때 모두 기금소진 시점을 1년 늦추는 것에 그쳤고, 소득대체율을 2%p, 3%p로 올렸을 때 기금 소진 시점은 모두 2054년으로 1년 당겨졌다. 소득대체율과 수급개시연령 조정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이다.

    보험료율 15%로 상향했을 때(소득대체율·수급개시연령 현행 유지) 적립금 소진 시점은 2069년으로 14년 늦출 수 있었다. 소득대체율 50%로 올려도 보험료율 함께 상향(15%)하면 소진 시점을 8년 늦출 수 있었다.

    '기금 고갈'은 정말 위험할까? 연금 목적은 '기금 보전' 아냐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지난해 초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이대로 가다간 90년대생부턴 국민연금을 한 푼도 못 받아'라는 보도자료를 내며 기금 고갈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 90년대생 사이에서는 '윗세대 부양을 위해 보험료를 냈지만 정작 우리는 못 받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공포 마케팅에 가깝다.

    2055년 기금고갈 시나리오는 국민연금 제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인구·경제 변수만을 적용한 것이다. 국민연금법 제3조의2에 '국가는 이 법에 따른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연금개혁을 위해 '보험료율 상향', '수급개시연령 조정' 등을 활발히 논의 중이다.

    또한, 국고 투입 방법이 있다. 현재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재정을 공적 연금에 투입하고 있다. OECD '한눈에 보는 연금 2021'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 정부가 공적연금에 투입한 재정은 전체 정부 지출의 9.4%, OECD 평균(18.4%)의 절반 수준이다.

    김도헌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연금개혁과 더불어) 매년 GDP의 1%를 국민연금에 투입한다면 후세대의 부담을 줄 일 것"이라고 밝혔다. 남찬섭 교수도 "재정안정을 위해 국고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보험료율 상향 후 성과를 보며 국고지원 비율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만에 하나 기금이 바닥나더라도 국민연금을 수급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부과식'으로 전환해 연금을 지급하면 된다.

    연금 역사가 오래된 유럽 국가들에서는 대부분 부과식을 채택하고 있다. 연금 지출이 적은 제도 초기에는 적립식으로 운영했지만 일정 시기가 지나가며 부과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독일의 적립 기금은 GDP 대비 1.2%. 약 한 달 치 기금만을 쌓아놓고 운용한다. 영국 1.8%, 프랑스는 6.7% 수준이다. 기금 고갈이 곧 연금제도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연금 기금적립금은 1천조 원에 육박한다. 연금 도입 35년만에 GDP 46%규모로 성장했다. GDP 대비 비중은 46%로 OECD국 중 가장 크다. 절대적 기금 규모도 일본 공적연금(GPIF·1987조 원)과 노르웨이 국부펀드(GPF·1588조 원)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수익률도 결코 낮지 않다. 올해 8월 국민연금에 따르면 6개월 만에 작년 손실(-79.6조 원)을 모두 회복 하고 4.4조 원의 추가 수익을 기록했다. 올해 9월까지 국민연금기금 수익율은 8.66%로 잠정 집계됐다.

    남 교수는 "중요한 것은 미래에 국가가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경제력이 충분하냐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미래에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경제력이 충분하다"며 지나친 불안감 조성을 경계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낸 보험료를 돌려 받는' 방식으로 세대 간 소득이전을 끊으면 어떨까? 지난 10월 정부여당은 국민연금을 현행 확정급여형(DB)에서 '낸 만큼 돌려받는'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는 안을 띄웠다. 이와 함께 '부과식'에서 '적립식'으로의 전환도 언급했다.

    남 교수는 "부과식을 적립식으로 전환하려면 막대한 전환비용이 발생한다"며 "미국도 90년대 중반 적립식 전환을 하려다 비용 문제로 포기했다"고 밝혔다.

    현행 부분적립식은 근로세대에 걷은 돈 일부를 연금세대 지급에 사용한다. 특정시점부터 근로세대의 보험료를 쌓기만 한다고 가정하면, 적립과 연금세대 급여지급이라는 이중 부담이 발생한다.

    남 교수는 DC형 전환안에 대해서는 "연금 민영화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994년 세계은행이 연금민영화를 주장하며 사적연금 개념인 DC형을 공적연금에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채택 중인 DB형은 근로자의 소득이력과 연령 등을 바탕으로 연금액을 '약속'하는 방식이다. 경제상황이 안 좋거나 수익률 변동이 있더라도 손실이 수급자에 가지 않는다. 반면, DC형은 개인이 낸 보험료에 운용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손실위험을 개인이 부담한다.

    동유럽과 중남미의 많은 국가가 세계은행의 다층연금제도 제안에 따라 적립식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부과식 공적연금으로 재공영화한 바 있다.

    남교수는 "공적연금의 목적은 퇴직 세대의 생활이지 낸 만큼 받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회보장제도인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를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연금' 개혁 성공한 스웨덴…무엇이 달랐을까

    울레 세테르그렌 스웨덴 연금청 연금분석부장. 스웨덴 연금청 제공울레 세테르그렌 스웨덴 연금청 연금분석부장. 스웨덴 연금청 제공
    울레 세테르그렌 스웨덴 연금청 연금분석부장 "평균 수명의 증가, 약한 근로 유인, 연금제도가 사회의 경제적 발전과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연금제도가 유지된다면 미래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분석했다"며 연금개혁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로에 따른 인센티브''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는 자율성'을 새로운 연금제도의 중요한 원칙으로 꼽았다.

    재정위기와 고령화가 맞물리며 연금 고갈에 직면했던 스웨덴은 1998년 급진적 개혁으로 재정안정에 성공한 바 있다. 스웨덴 연금개혁의 핵심은 기존 DB형을 '낸 만큼 받는' 명목확정기여(NDC)형으로 개혁한 것이다. NDC형은 '개인이 낸' 보험료 원금이 가상계좌에 명목상 적립·운용된다. 사실상 본인이 낸 만큼 받게 되는 식이다.

    또한 공적연금에 사적연금을 더해 재정 부담을 덜고, 최저연금을 도입해 소득재분배 기능을 하도록 했다. 소득연금(국민연금과 유사·NDC형), 프리미엄연금(강제가입 사적연금·DC형), 최저보장연금(기초노령연금과 유사·저소득층 대상)으로 운영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공적연금개혁과 재정전망' 캡처국회예산정책처의 '공적연금개혁과 재정전망' 캡처
    보험연구원 '스웨덴 연금 구조개혁 성과와 시사점'에 따르면 구조개혁 후 '소득연금'의 경우 연금 수입과 지출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프리미엄연금(PP)의 연평균 수익률은 7.5%로 IP의 2배 이상이다. 구조개혁 후 지속 가능성과 소득 보장 모두 성과를 낸 것이다.

    세테르그렌 연금분석부장은 "소득연금과 프리미엄연금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로, 한쪽의 연금액이 높아지면 다른 쪽의 연금액이 낮아지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금을 경제성장과 연계해 재정을 안정적으로 만들었다"며 "또한 연금이 적자일 경우 연금액을 낮추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은 기대수명의 증가나 경제상황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1999년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했다. 연금부채가 자산보다 커지면 재정이 균형을 이룰 때까지 지급액을 줄인다. 또 공적연금 보험료율을 18.5%(소득연금 16%+프리미엄연금 2.5%)로 법에 명시해 더 이상 인상되지 않도록 했다.

    어떻게 정치적 합의를 끌어냈을까? 세테르그렌 연금분석부장은 "의회의 다수당이 바뀌더라도 개혁이 지속될 수 있도록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의회의 약 85%에 해당하는 정당의 합의를 기반으로 개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1991년 연금개혁위원회를 결성한 1994년 스웨덴은 의회에 입성한 7개 정당 중 5곳이 합의한 연금개혁법안을 마련했다.

    세부 사항을 협상하는 과정에서도 '다수의 합의'를 고수했다. 세테르그렌 연금분석부장은 "모든 당사자가 전체를 지지할 수 있도록 합의에 기반했다"며 "개혁 이후에도 제도를 보호하기 위해 정당들로 구성된 연금 그룹이 존재했고 이는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


    앤 조피 뒤벤더(Ann-Zofie Duvander) 스톡홀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스웨덴 연금개혁은 개인이 자신의 연금을 위해 일하게 만드는 방식으로의 변경"이라며 "대체로 의도했던 방향으로 일관성 있게 작동하고 있다"고 평했다.

    스톡홀름 거리에서 만난 세실리아 씨(72)는 "스웨덴에 가난으로 배곯는 노인은 없다. 다만 여행 같은 럭셔리를 즐길 수 없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장에서 받았던 소득만큼 (연금을) 받진 않지만 국가연금에 기업연금을 더하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손녀와 나들이를 나온 카린 씨도 "어릴 적 아이를 키울 때 파트타임으로 일했기 때문에 국가연금은 조금 부족하지만 회사에서도 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토마스 씨(76) 역시 연금제도에 "연금을 충분하게 받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기업연금(직역연금·Occupational Pension)은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에 준한다. 스웨덴 기업은 노동조합과의 협약을 통해 퇴직연금을 운영하는데, 개별 회사가 아닌 '단체 협약'에 의해 표준화된 내용을 따른다. 4개의 대규모 기업연금 협약이 있고, 고용주가 어떤 단체 협약을 체결했는지에 따라 근로자는 그에 따른 기업연금을 받는다.

    스웨덴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41.3%로 OECD 평균에 근접하며, 여기에 기업연금을 납입할 경우 기대 소득대체율은 56%(65세 은퇴)~69%(69세 은퇴)로 나타났다.

    세실리아 씨·아들, 손자와 나들이를 나온 카린 씨. 강지윤 기자세실리아 씨·아들, 손자와 나들이를 나온 카린 씨. 강지윤 기자

    '연속 개혁 운명' 국민연금…'재정안정'과 '보장성' 모두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재정안정'과 '노후소득 보장'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국민연금 설계상 재정안정을 위해 보험료율 상향이 불가피하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당시 '내는 돈'인 보험료율은 3%,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70%로 아주 조금 내고 매우 많이 받는 구조였다. 1998년 1차 연금개혁 당시 보험료율은 9%로, 소득대체율은 60%로 조정됐고 2007년 2차 개혁 때 소득대체율은 50%로 낮아졌으며 2028년까지 0.5%p씩 낮아져 40%가 되도록 설계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보험료 상향 국민 합의를 위해 "적자구조의 객관적 인식과 책임을 공유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험료율을 인상 시) 가입자들의 부담이 뒤따를 테지만 현 제도가 자식과 손주들에게 어떤 부담이 갈지를 알린다면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 캡처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 캡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서는 소득대체율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소득대체율이란 '가입 기간의 평균소득 대비 연금 지급 비율'로 보장성의 수준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소득대체율은 42.5%로 가입 기간 40년 동안 평균소득이 월 200만 원이었다면 노년 때 월 85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2020년 기준 신규수급자의 '실질 소득대체율'은 24.2%에 불과했다. 평균 가입 기간이 18.6년으로 짧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은 2060년 신규수급자 실질 소득대체율도 24.9%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도 OECD 보고서에서 발표된 한국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도 32.1%로 OECD 평균(42.2%)보다 낮았다. 남 교수의 논문 '한국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의 진실과 연금개혁의 방향'에 따르면 기초연금을 포함해 계산해도 35.1%에 불과하다.

    이에 남 교수는 "소득대체율 상향을 전제로 보험료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적연금 취지에 부합하도록 '더 내고 더 받는 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오 위원장은 "국민연금 안에서 해결하겠다는 협소한 시야가 보장성 강화의 물꼬를 못 트게 한다"며 소득대체율 상향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오 위원장은 "법정의무연금인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퇴직연금을 조합해 '계층별 다층연금 체계'를 구축해 보장성의 시야를 높이면 목표(보장성 강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헌 연구원은 "현 연금제도만으로는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기초연금 대상을 좁혀 소득이 낮은 분들께 두텁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차등 지급한다. 최근 정부는 제5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에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현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담았다.

    국민연금공단 제공국민연금공단 제공
    은퇴 후 연금을 받기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을 의미하는 '소득 크레바스'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통계청의 '2023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이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는 연령이 평균 49.4세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인 63세까지 13년 6개월의 소득공백이 생긴다. 수급 연령은 2033년 65세로 상향될 예정이라 부담이 더 가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남찬섭 교수는 "기대여명이 늘어남에 따라 수급연령 상향과 그에 따른 가입연령 상한 조정 필요하다"고, 김도헌 연구원도 "고령층에 대한 고용지원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공감했다.

    세테르그렌 연금분석부장은 이러한 논의에 대해 "한국은 연금 평균 가입 기간이 짧기 때문에 가입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정년을 늘리는 방식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낮은 실질소득대체율에 대해 "노인빈곤율을 줄이기 위해 기초연금을 늘리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2024 대한민국 출산·출생 팩트체크 문답 
    -기획·취재 : 박기묵 양민희 송정훈 강지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4 대한민국 출산·출생 팩트체크 문답 페이지 바로가기
    m.nocutnews.co.kr/story/s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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