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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도 안 했는데' 샌프란시스코 지역 스타 된 이정후

'데뷔도 안 했는데' 샌프란시스코 지역 스타 된 이정후

이정후가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모자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이정후가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모자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1경기도 치르지 않은 신인 선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정후(25)의 인기가 나날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정후는 지난해 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1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빅 리그에 입성했다. 선수로서 큰 주목의 대상임은 당연한 데다, 야구 외적인 모습으로도 지역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구단과 계약한 지 약 1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들은 이정후가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모습 등 평범한 일상을 보도하는가 하면, 지역 내 주목할 인물로 거론하며 이미 '지역 스타' 대접을 하고 있다. 구단은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신인 선수인 이정후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서서는 같은 지역을 연고로 둔 미국 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환대도 받았다. 여기에 반려견 '까오'마저도 현지 팬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SF게이트'는 지난 23일(한국 시각) 이정후의 소소한 일상을 기사에 담았다. 이 매체는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 오프 시즌에 영입된 스타'로 표현하면서 "이정후가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모습이 촬영됐다"고 알렸다.

SF게이트가 보도한 내용은 이정후가 도시에서 보낸 그저 평범한 하루였다. 그럼에도 매체는 "기자회견 이후 자주 볼 수 없었는데, 이정후는 오라클 파크 주변 지역을 알아보고 오렌지 주스를 많이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고 반가워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지난해 12월 16일 입단식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지난해 12월 16일 입단식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전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유튜브 계정에 출연한 이정후의 영상에도 관심을 보였다. 매체는 "유튜브 브이로그에서 이정후는 홈구장 입구 옆 수제 맥주 바에서 닭 날개를 먹고 있다"며 "한국어로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주목했다.

또 다른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이정후를 조명했다. 매체는 지난 13일 '베이 에어리어에서 주목할 15명의 야구인'에 이정후의 이름을 올렸다. '베이 에어리어'는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산호세 등을 포함한 지역이다. 샌프란시스코 만(灣)을 두고 도시를 이루는 지역을 일컫는다.

커지는 지역 내 인기에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오는 7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서 이정후 보블헤드 인형 2만 개를 관중들에게 선물하기로 한 것.

MLB 구단들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특정 경기에서 일부 선수의 보블헤드 인형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펼친다. 주로 팀의 대표 선수가 보블헤드 인형의 주인공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구단의 선택은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 이정후였다. 이정후에 대한 구단의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NBA 경기장을 찾은 이정후의 모습(왼쪽)과 구단 SNS에 올라온 반려견 '까오'의 사진. 해당 SNS 캡처NBA 경기장을 찾은 이정후의 모습(왼쪽)과 구단 SNS에 올라온 반려견 '까오'의 사진. 해당 SNS 캡처 
사실 계약 직후부터 이정후를 향한 스타 대접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정후는 구단과 계약 직후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NBA 골든스테이트의 홈 경기를 관전했는데, 이때 골든스테이트 구단은 대형 전광판에 이정후의 얼굴을 띄우며 '자이언츠 외야수'라며 소개했다. 당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뜨겁게 이정후를 반겼다.

큰 관심을 받는 건 이정후뿐만이 아니다. 반려견 '까오'의 인기도 늘어나고 있다. 구단은 공식 SNS 계정에 이정후의 반려견 사진이 올렸다.

그러면서 "이정후만 영입한 게 아니라는 것을 당신들은 몰랐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그들을 많이 사랑한다"고 적었다. 이에 현지 팬들은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강아지", "까오가 팬과 만나는 자리가 생기면 좋겠다", "내셔널 리그 서부에서 최고의 강아지"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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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도시 전체의 환대를 받는 이정후는 올해부터 지역 사회에 거액을 기부한다. 구단과 계약 당시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위한 기부 항목에 구단과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올해엔 6만 달러, 2025년엔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11만 달러, 2029년까지는 매년 10만 2500달러를 기부한다. 계약 기간 동안 총 56만 5천 달러를 지역 사회를 위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 내용을 가장 만족스러운 조항으로 꼽기도 했다. 이정후는 계약 직후 귀국해 "지역 사회에 기부할 수 있는 내용을 넣은 게 만족스럽다"며 뿌듯해했다. 이어 "미국은 연고제 선수가 잘 되면 지역에 기부하는 방식이 있다고 해서 그 조항을 넣었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오는 31일에서 내달 2일 사이에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스프링 캠프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월 15일부터 투수·포수조 훈련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이정후는 2월 초부터 현지 분위기를 익히며 팀 스프링 캠프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정후가 포함된 야수 조 훈련은 오는 20일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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