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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단식'에도 꿈쩍않는 이재명…커지는 민주당 '공천파동'

국회/정당

    '탈당·단식'에도 꿈쩍않는 이재명…커지는 민주당 '공천파동'

    핵심요약

    민주당 공천갈등 점입가경…컷오프 의원들 "편향적이고 불공정"
    공관위 5곳 전략지역 지정에 현역들 사실상 컷오프…대표실 점거 단식농성 돌입
    이재명 "사퇴하면 365일 내내 대표 바뀌어야"…공천 강행 시사
    '공천파동' 속 '낙동강 벨트' 등 여야 대진표는 차츰 퍼즐 맞춰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오른쪽은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노웅래 의원.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오른쪽은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노웅래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처음으로 현역 의원들에 대한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을 내리면서 대상자들이 단식농성에 나서는 등 당이 걷잡을 수 없는 '공천 파동'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컷오프 명단에는 비위 의혹이 있는 의원들도 포함돼 있지만, 컷오프된 의원들을 중심으로 심사 기준이 편향적이라는 반발이 거세 당이 내홍에 빠진 상태다.

    여기에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은 대거 단수 공천을 받으며 출혈 없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면서 갈등의 불씨를 더욱 키운 꼴이 됐다. 이재명 대표 역시 지금의 공천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5곳 전략지역 지정에 현역 의원들 '사실상 컷오프' 반발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22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차 공천 후보자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서울 마포갑(노웅래)과 동작을(이수진), 경기 의정부을(김민철), 광명을(양기대), 충남 홍성예산 등 5곳을 전략 지역구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전략 지역으로 지정되면 현역 의원의 경선 참여가 불투명해져 사실상 컷오프나 다름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전략 지역구 지정 통보를 받은 현역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수진 의원은 "사욕과 비리, 모함으로 얼룩진 당 지도부의 결정에 분노를 넘어 안타까움까지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뇌물 비리 혐의를 받는 노웅래 의원은 "금품 관련 재판을 받는 게 저 혼자만이 아니다"라며 침낭까지 챙긴 뒤 당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나섰다. 당초 성 비위 관련 의혹으로 컷오프 대상이었던 김민철 의원은 이날 공관위 발표에 앞서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로 인한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하위 20%는 경선에서 감산 적용을 받아 치명적인 약점이 돼 공관위원장이 개별 통보를 하는데, 명단에 대표적인 비명(이재명)계 의원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기획공천' 논란이 일었다. 이날 하위 10%에 들었다는 박용진 의원은 재심 청구가 일방적으로 기각됐다고 성토했고, 김한정 의원도 당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일부 지역구에선 그 지역 비명계 현역을 제외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가 실시돼 공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반면 이날 공관위에서 일부 지역에 대한 단수 공천도 함께 발표했는데 친명계 의원들이 다수 명단에 포함돼 대조를 보였다. 서울 동대문갑은 현재 당 전략공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이, 동대문을은 최고위원인 장경태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인천 연수갑에는 역시 최고위원인 박찬대 의원이 단수 공천됐다. 이 밖에도 이른바 이재명 대표의 '7인회' 멤버 중 하나인 문진석(충남 천안갑) 의원과, 원외 인사 황명선(논산계룡금산) 전 논산시장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이재명 "어느 때보다 혼란 없어"…공천 강행 시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이 같은 '공천 파동'에 대해 이 대표는 "어느 때보다 혼란이 거의 없다"며 공천 강행을 시사했다. 그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이라 생각해 주길 바란다"며 "언제나 경쟁 과정에선 본인의 생각과 타인의 평가가 일치하지 않기에 불평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점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 일각의 대표직 사퇴 요구에 대해 "툭하면 사퇴하라 소리 하는 분들 계신 모양"이라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365일 대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공천 파동이 더욱 번질 기세지만 대표가 '강공법'을 택하면서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급기야 홍익표 원내대표가 전날 의원총회에서 공천 과정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오자 '재심 청구 시 점수 공개', '여론조사 진상조사' 등을 약속했지만 실제 당 지도부 차원의 행동으로까진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 내에서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공천 갈등을 방치할 경우 총선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이어지는 공천 과정에서의 갈등은 철저히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면서 "하위 20% 명단이 의심받고 있는데 관련해 제대로 된 설명이 없고, 여론조사에 대한 진상도 파악해야 하는데 책임자를 찾아 경고하는 등의 일도 진행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권노갑, 정대철 상임고문 등 당의 원로들도 22일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의 공천 행태가 민주적 절차와는 전혀 동떨어진 당대표의 사적 목적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당은 지금껏 벌어진 행태를 신속하고 철저히 조사한 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공천 잡음 속 '낙동강 벨트' 등 여야 대진표 차츰 완성

         
    민주당은 22일 단수 공천 지역구 13곳, 경선이 결정된 지역구 4곳을 포함해 총 17개 선거구 심사 결과도 발표하면서 국민의힘과의 격전지 대진표가 차츰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영남권에서도 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아 격전지로 불리는 낙동강 벨트 9개 지역구에서의 대진표가 거의 채워졌다.
     
    낙동강 벨트 부산 북강서갑에선 민주당 3선 전재수 의원과 국민의힘 5선 서병수 의원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부산 북강서을에선 민주당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사하갑에선 민주당 최인호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맞붙는다. 또 경남 김해을에선 민주당 김정호 의원과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 양산갑에선 민주당 이재영 전 지역위원장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 양산을에선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맞대결을 펼친다.
     
        
    서울에선 현재까지 광진을에서 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국민의힘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동대문을에서 민주당 장경태 의원와 국민의힘 김경진 전 의원, 서대문을에서 민주당 김영호 의원과 국민의힘 박진 의원, 송파을에서 민주당 송기호 변호사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강동을에서 민주당 이해식 의원과 국민의힘 이재영 전 의원이 각각 공천됐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민주당 이소영 의원과 국민의힘 최기식 전 당협위원장, 파주갑에선 민주당 윤후덕 의원과 국민의힘 박용호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이천에선 민주당 엄태준 전 이천시장과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본선에서 맞붙는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선 민주당 남영희 전 지역위원장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연수갑에선 민주당 박찬대 의원과 국민의힘 정승연 전 당협위원장이 경쟁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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