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첫 솔로 앨범 '텐'을 발매한 NCT 텐. NCT 공식 트위터그룹명이나 활동명을 앨범 제목으로 하는 것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특히 '시작'을 알리는 앨범일 때 꽤 자주 등장하곤 한다. 다른 부연 없이 몇 자의 이름을 내세우는 것은, 어느 정도의 자신감과 확신 없이는 쉽게 택하기 어려운 길이다.
에스엠 루키즈(SM ROOKIES)라는 공개 연습생으로 대중 앞에 공개된 후 2016년 '일곱 번째 감각'(The 7th Sense)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텐. 꾸준히 솔로곡을 발표해 왔으나 여러 곡을 묶은 솔로 앨범을 내는 건 8년 만에 처음이다. '솔로 가수'로서 본격적인 발걸음을 시작한 그의 새 앨범에는 '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나온 제목이다. 본인이 지닌 다양한 매력을 담아내기에 가장 적절한 답이었다. 솔로 데뷔 쇼케이스 당시 텐은 "텐이라는 친구가 되게 다양한 매력과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텐은 본인의 활동명 '텐'을 그대로 미니 1집 제목으로 택했다. NCT 공식 트위터CBS노컷뉴스는 텐의 솔로 데뷔앨범이자 첫 번째 미니앨범인 '텐'의 제작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21일 이루어진 서면 인터뷰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NCT를 담당하는 네오 프로덕션(4센터)의 이소희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리더, A&R팀, 매니지먼트팀 등 담당 부서가 답변했다.
텐은 보컬과 춤을 포함해 다양한 영역을 두루 '잘한다'는 의미의 '올라운더'라는 평을 듣는 가수 중 하나다. 소화할 수 있는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움이 '예상보다 더 많다'는 데 방점을 찍고 앨범을 작업했다. 그래서 '다양함' '다채로움'이라는 단어가 꽤 자주 등장했다.
앞서 데뷔 쇼케이스에서의 텐 답변처럼, 소속사 역시 '텐'이라는 앨범명이 "텐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손색없었다고 소개했다. A&R팀은 "텐의 다양한 모습과 '현재의 텐'을 보여주는 앨범인 만큼 '텐'이 이번 앨범 제목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텐이 지난 13일 열린 '텐' 발매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나이트워커'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타이틀곡 '나이트워커'(Nightwalker)가 첫 번째 트랙이다. 이후 '워터'(Water) '데인저러스'(Dangerous) '온 텐'(ON TEN) '섀도우'(Shadow)와 트랙 비디오로 조금 일찍 공개한 '라이 위드 유'(Lie With You)까지 6곡이 앨범을 수놓는다.
이 여섯 곡이 텐의 첫 솔로 앨범 '텐'에 실린 배경이 궁금했다. A&R팀은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을 앨범에 넣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만큼 각 트랙의 장르와 색깔이 뚜렷해서 트랙 배치를 많이 고민했는데, 이번 앨범을 들을 때 루즈(늘어지는)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특히 신경을 썼다"라고 설명했다.
팝 댄스, 힙합, 팝 펑크, 라틴팝 댄스, 미디엄 템포 등 장르도 여러 갈래다. 수록곡을 정할 때 우선시한 기준을 묻자, A&R팀은 "텐이 아직까지 안 해본 장르나, 잘 어울리는 장르의 곡들을 이번 앨범에 많이 넣으려고 했고, 그래서 더욱 다채롭게 채워진 느낌이 든다"라고 답했다.
타이틀곡 '나이트워커'는 그동안 텐이 해 보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의 곡이다. NCT 공식 트위터이어 "곡들을 리스트업할 때 텐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라며 "'온 텐'은 텐이 먼저 힙합 장르의 곡을 하자고 해서 앨범에 수록하게 된 곡이다. 라틴팝 장르인 '워터'도 텐이 섹시하면서도 밝은 느낌의 곡을 많이 한 편은 아니어서 이번 앨범으로 도전해 봤다"라고 부연했다.
긴장감을 자아내는 전개가 인상적인 타이틀곡 '나이트워커'는 리드미컬하고 중독성 있는 비트와 오묘한 분위기의 베이스, 기타 리프가 어우러진 팝 댄스곡이다.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는 텐 특유의 미성이 특징이다.
A&R팀은 "텐과 저희 모두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할지 서로 의견을 많이 나눴다. '나이트워커'가 한 곡 안에서 텐의 다양한 이미지와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앨범 기획 의도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현재의 텐'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곡이었다. 또 대중이 기대하고 있는 텐의 퍼포먼스를 잘 담을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뉴 히어로즈'(New Heros) '페인트 미 네이키드'(Paint Me Naked) '벌스데이'(Birthday) 등 기존에 발표한 솔로곡이 그랬듯, 이번 앨범도 전 곡 영어 곡으로 실렸다. '영어 곡'이어야 했던 이유가 있을까.
텐의 이번 앨범에는 총 6곡이 실렸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A&R팀은 "영어가 텐이 편하게 느끼는 언어인 만큼 텐의 가창을 잘 보여줄 수 있고, 감정 표현이 잘 담기는 것 같다. 또 많은 지역의 팬분들이 곡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추후 한국어 곡 발표 계획을 묻자, "기회가 된다면 텐의 한국어 곡도 꼭 들려드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텐의 다채로운 '보컬'을 들을 수 있는 이번 앨범에서, '보컬리스트 텐'의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났다고 생각하는 곡을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R팀은 "타이틀곡과 수록곡 모두 텐이 많이 했던 스타일의 음악이 아니어서 각각 가창 방식이 다르다. 그걸 다 잘해줘서 한 곡을 고르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꼽아보자면 '섀도우'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녹음하면서 저도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텐의 새로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라는 설명이다. 쓸쓸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타 리프가 돋보이는 '섀도우'는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며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함께 한 시간을 회상하는 이야기의 노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