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표정의 황대헌. 연합뉴스대한빙상경기연맹이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발생한 황대헌(강원도청)의 반칙 행위에 대해 고의성이 없다고 밝혔다.
빙상연맹은 25일 "지난 16~17일 진행된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 및 1000m 결승전에서 발생한 박지원(서울시청)과 황대헌의 충돌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쇼트트랙 전문가 등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22일 해당 경기 충돌 영상을 분석한 결과 고의성이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황대헌과 박지원은 이번 대회 1500m 결승과 1000m 결승에서 잇따라 충돌했다. 두 차례 모두 황대헌이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충돌했고, 황대헌은 두 번 모두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박지원은 황대헌의 반칙 탓에 금메달 2개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결국 메달을 한 개도 획득하지 못해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마저 날렸다.
앞서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열릴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밀쳐 옐로카드를 받고 랭킹 포인트 몰수 조치를 당한 바 있다. 박지원을 상대로 총 3차례나 반칙을 가한 황대헌은 고의성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목 보호대 착용한 박지원. 연합뉴스하지만 빙상연맹은 두 선수간의 연이은 충돌에 대해 "고의성은 전혀 없었으며, 팀 킬을 하려는 의도 또한 전혀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대표 선수들은 1년 중 가장 권위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서 그동안의 노력을 증명받고자 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 간의 충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기록이 아닌 개인 간의 순위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는 쇼트트랙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 간의 충돌은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황대헌은 조사 과정에서 "고의는 아니지만 나의 플레이로 인해 박지원 선수에게 피해를 끼치게 돼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한다"면서 "박지원 선수가 소속팀 훈련을 마치고 일본에서 귀국하는 데로 찾아가 직접 사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고의적이며 '팀 킬(team kill)'이란 우려가 나온 것에 대해 쇼트트랙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은 물론, 동료 선수들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