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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못 뚫은 '정권심판론'…개헌 가능 의석도 막혔다

국회/정당

    PK 못 뚫은 '정권심판론'…개헌 가능 의석도 막혔다

    핵심요약

    PK 지역구 40석 중 5석 승리 '목표치 절반'
    당 지도부 "여론 좋았지만 막판 보수 결집"
    文 광폭 지원 유세에 지역 내 보수 표심 자극
    한동훈 막판 읍소전략에 보수층 마음 돌려
    '이대생 성상납' 발언 논란 후보에 보수층 '이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정권심판론 바람을 타고 압승을 거뒀지만, PK(부산·울산·경남)에서는 대부분 낙선하며 참패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유세 지원이 보수 유권자의 결집을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밖에 일부 후보들의 막말이 중도 표심 유입에 방해물이 됐고, '개헌 저지선'만은 지켜달라는 국민의힘의 막판 읍소 전략도 먹혔다.

    '두 자릿수 목표' PK서 5석 얻어…"보수 막판 결집"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PK 지역구 총 40석 중 5석을 얻는 데 그쳤다. 부산 1석, 울산 1석, 경남 3석이다. 앞서 지난 21대 총선에서 7석을 얻었는데 그보다 후퇴한 결과다. 반면 국민의힘은 34석을 싹쓸이했다.

    당초 민주당은 두 자릿수 의석을 얻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목표치에 한참 떨어지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여당으로선 가슴을 쓸어 내릴만한 대목이다. 당초 예상대로 '낙동강벨트' 탈환에 실패하고, PK에서 민주당 의석이 두 자릿수에 달했다면 국민의힘의 독자적인 '개헌 저지선(101석)'이 뚫릴뻔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압승 결과를 낸 것과 비교해도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다.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정권심판론을 기반으로 PK 지역에서도 여론조사가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점점 경합 지역이 늘거나 열세로 돌아섰다"며 "막판에 보수 쪽 여론이 결집하면서 어려운 선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잊히고 싶다'던 文 유세가 보수 표심 자극했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내동공원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 허성무 후보와 산책하며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내동공원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 허성무 후보와 산책하며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결집 배경에 대해, 우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연신 '낙동강 벨트'를 돌며 민주당 후보 지원에 나섰다. 그는 투표 당일에도 SNS를 통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투표합시다"라는 독려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이 지원에 나선 김두관(경남 양산을), 허성무(창원 성산), 배재정(부산 사상) 후보 등 11명 중 9명이 고배를 마셨다.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지역구의 이재영(경남 양산갑) 후보도 낙선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광범위한 지원 유세가 지역 내 보수층 정서를 자극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잊히고 싶다'고 한 전직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에 나서자 지역 내 반감 정서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원 유세 도중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며 현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동훈 막판 '읍소' 전략에 보수층 자극…'샤이보수'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의 막판 '읍소 전략'이 중도 보수층의 표심을 움직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가 임박하자 유세에서 "딱 한 표가 부족하다"며 개헌저지선을 지켜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 '민주당 200석 전망' 등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여당이 고개를 조아리고 나서자 보수층이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악어의 눈물에 속으면 안 된다"고 맞섰지만, 동정론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수도권 지역구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권심판론에 공감하는 PK 내 중도 보수층이 국민의힘의 막판 '읍소' 전략에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싫어도 '아무리 그래도 민주당에 표를 줄 수 없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 여론조사, 출구조사에 잡히지 않던 '샤이보수'가 본투표에서 나타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특히 지상파 3사(KBS·MBC·SBS)의 출구 조사 때는 상당수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이길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였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에 대해 실망이 크지만 국민의힘을 찍을 수밖에 없었던 보수층, 실제로 출구조사 때 겉으로는 찍었다고 표현하지 못한 이런 층들이 존재했다고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막말', '편법 대출' 민주 후보 논란에 중도 보수층 '이반'

    민주당 후보들의 '막말', '편법 논란'으로 중도 보수 층이 마음을 돌렸다는 의견도 있다. 김준혁 당선인(경기 수원정)의 '이대생 성상납', '퇴계 이황 성관계' 발언과 양문석 당선인(경기 안산단원갑)의 편법 대출 논란에 대한 후폭풍이 PK로 흘러갔다는 것이다.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하는 수도권·충청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비교적 보수 세가 강한 PK의 중도보수층은 논란의 영향으로 민주당 지지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이들에 대한 논란이 강하게 일었지만 민주당이 엄격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은 김 당선인에 대해 '사과 권고'를 했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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