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하는 롯데 전미르. 연합뉴스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18)가 데뷔 시즌임에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 내에서 코칭 스태프와 선배들에게 신뢰를 쌓고 있는 모양새다.
전미르는 2024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 지목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경북고 재학 당시 전미르는 투수와 타자를 모두 능숙하게 볼 수 있는 재목으로 수많은 스카우트들의 눈에 띄었다. 특히 지난해 대통령배 전국 고교 야구 대회에선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면서 최우수 타격상을 수상할 만큼 뛰어난 타격 능력도 갖췄다.
하지만 롯데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를 투수로 성장시킬 생각이다. 개막 전 스프링 캠프 당시 전미르의 타격을 지켜봤던 김 감독은 타자로서 가능성보단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즌이 시작된 이후 '투수' 전미르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미르는 올 시즌 총 12경기에 나와 11⅔이닝 동안 4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202구를 던졌다. 이 과정에서 1승 1홀드를 따냈고, 7피안타 4볼넷 3실점(1자책점)만을 기록했다. 삼진은 19개나 잡아냈다. 피안타율은 1할6푼3리, 평균자책점은 0.77에 불과하다.
롯데는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투수 박세웅의 6이닝 2실점(1자책점) 호투에 힘입어 6회까지 3 대 2로 앞서갔다. 김 감독은 점수를 지키기 위해 전미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불펜진에 대해 "지금은 (전)미르가 가장 확실한 카드"라고 단언했다. 이에 보답하듯 전미르는 7회부터 1⅔이닝 동안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5개의 아웃 카운트를 깔끔하게 잡아냈다. 이중 탈삼진은 2개를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경기를 마친 전미르는 "등판하는 상황에 점수 차를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며 "주변 상황보다는 타자 1명, 1명만 생각하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올 시즌 내내 기록되고 있는 높은 삼진 비율에 대해선 "삼진 비율이 높은 것은 포수 형들 덕분"이라며 "포수 형들의 블로킹을 믿고 던졌던 것이 삼진으로 이어졌다"고 답했다.
전미르의 활약이 기쁜 건 투수 선배 박세웅도 마찬가지다. 박세웅 역시 경북고 출신으로 전미르의 고교 직속 선배이기도 하다. 박세웅은 전미르가 데뷔 시즌부터 부담스러운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에 대해 박세웅은 "무거운 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프로 선수는 나이를 떠나, 자신이 자리를 잡으면 그 자리가 본인 것이 된다"며 "지금 충분히 잘해주고 있고,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번 시즌 가장 돋보이는 신인 중 한 명인 전미르가 얼마나 성장할지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또 1992년 염종석 이후 32년 동안 롯데에서 나오지 않았던 신인왕에도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