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원위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새 앨범 '플래닛 나인 : 아이소트로피' 발매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RBW 제공밴드 원위(ONEWE)는 서로 짧게는 10년, 길게는 14~15년 본 사이다. 보통 그룹은 멤버들의 의지보다는 어떤 조합으로 팀을 짜야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우선시된다. 물론 원위는 밴드라서 조금 더 '멤버들끼리의 마음'이 중요했지만, '직장 동료'로서 첫발을 떼는 것과 달리 '형 동생' 하다가 일도 같이 하게 된 경우다.
RBW 소속 밴드로 정식 데뷔한 지 올해로 5년. 데뷔 초만 해도 생소하게 느껴졌던 밴드와 밴드 음악은 2024년 현재 주목도도, 위상도 달라졌다. 7년, 5년 전 곡으로 음원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데이식스(DAY6)뿐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지닌 밴드가 활발히 활동 중이다. 원위도 '밴드를 한번 각인시켜 보자' 하는 마음이 있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만난 원위는 우선 1년 3개월 만의 컴백 소감을 전했다. 멤버 용훈과 강현이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해 미니 3집 '플래닛 나인 : 아이소트로피'(Planet Nine : ISOTROPY)를 17일 냈다. 멤버 둘이 국방의 의무를 마쳤다는 것, 그래서 다시 5인 완전체로 뭉쳤다는 것은 원위에게 중요한 변화다.
원위 용훈. RBW 제공용훈은 "전역하고 나서 더 이를 갈면서 녹음하고 곡 작업했던 거 같다. 데뷔할 때 준비하던 느낌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라고, 강현은 "군대에 있을 때 원위 활동을 굉장히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전역 후 또다시 완전체로 활동하니까 다시 가족을 만난 기분이었다"라고 말했다.
하린은 "그동안 나눠서 활동하거나 쉰 적이 딱히 없었다. 그동안 자기관리도 하고 그동안 저희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드리면서, 또다시 완전체를 하려니까 너무 좋고 기쁘고 설레기도 하는데 굉장히 처음 만난 것처럼 약간 묘한 기분도 들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하린을 바라보며 용훈은 "울겠네, 울겠어. 울어라!"라고 해 웃음이 터졌다.
동명은 "저희가 만난 지 한 10년째인데 각자 활동해 본 1년 반이라 우리 다 같이 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던 거 같다. 이런 앨범, 음악, 활동해 보자고 한 걸 이루고 있는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쁘다. 예전과 다른 게 있다면 걱정은 약간 되긴 하지만 전부 다 설렘이 커진 거 같다. 조금 더 마음도 여유로워졌고, 그런 점이 기대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원위 강현. RBW 제공"1년 반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라는 기욱은 "솔로 앨범 활동을 하면서 되게 외로웠던 적도 있었고 형들이 그리웠던 적도 있었다. 얼른 완전체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설레고 얼른 활동을 하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용훈과 강현이 돌아온 후 처음 합주하던 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하린은 "제대하고 나서 합주했을 땐 너무 어색하긴 했다. 오랜만이라서"라고 답했다. 동명은 "합주 한 번, 수다 반 이런 느낌이었다"라며 "예전에는 뭔가 말랑하지는 못했는데 (인제) 장난도 치고 더 여유롭게 했다"라고 부연했다.
오히려 군 복무 중 멤버들을 초대해 합주했던 때가 괜찮았다고. 용훈은 "무대 하기 전 당일에 했는데 그때 되게 걱정했다. 오랜만에 해서 완전히 이상하게 하면 어떡하지, 하고. 많이 했던 곡은 완벽하게 잘 나오더라. 십 년 해서 오래 한 만큼 팀워크가 중요하구나 싶더라"라고 돌아봤다.
원위 하린. RBW 제공군대에서 겪은 일화를 들려달라고 하자, 강현은 "저희 원위를 알아보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다. 사인해 달라는 친구들도 많았고 피엑스(PX) 이모들도 '우리 딸이 팬이다' 하면서 사인해 달라고 하셨다. 우리 원위도 인지도가 참 많이 올라갔구나, 사인해 주면서 뿌듯했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어린 시절 만나서 지금은 군대를 다녀온 멤버가 생겼을 만큼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기욱은 "원위로서는 5주년인데 저희는 옛날부터 봐왔기에 5년이란 시간은 길지만 약간 짧은 시간인 것 같다"라며 "시간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함께했는데 되게 뿌듯하기도 하고 앞으로 얼마나 같이 오래 할까 설레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멤버들과 같은 실용음악학원에서 만났다는 동명은 '징글징글'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시간이 흘러도 안 바뀌는 것도 있다. 동명은 "저희끼리의 개구짐, 짓궂음은 (처음) 그때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우리 철이 안 들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도 조금 든다"라고 털어놨다.
원위 동명. RBW 제공용훈이 "그때(예전)는 정말 연예인이라는 것을 다섯 명 모두가 인지하고 생각하기에는 다들 너무 어렸다. 지금은 그래도 우리도 연예인이고 공인이고 누군가에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는 걸 확실히 깨닫고 있다"라면서도 "다섯 명끼리 서로에 대한 마음은 변하지 않는 거 같다"라고 밝혔다. 동명 역시 "대외적으로 하는 애티튜드는 확실히 성장했지만 저희가 서로를 대할 때는 그때 십 년 전 그대로여서 그런 게 좋은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강현은 무언가 생각난 듯 "군대에서 그런 게 있었다. 후임들이 '멤버들이랑 안 싸워요?' 하더라. 휴가 나가서 뭐 하냐고 했을 때 제가 거의 멤버들이랑 놀고 되게 친하다고 하니까. 그 질문을 받는 게 좀 이상했다. 약간 당연한 건데, 멤버들이랑 노는 게 당연한 건데 이걸 왜 신기해하지 싶어서"라고 말했다.
용훈은 "뭔가 의도한 건 아닌데 어떤 이야기, 서사라면 서사가 있는 것 같다. 뭔가 곡을 쓸 때도 룸메이트 곡이 나오는 거 같고, 말 그대로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게 장점이라면 장점인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기욱이 "밥도 항상 같이 먹고 쇼핑도 같이한다"라고 하자, 용훈은 "샤워도 항상 같이한다"라고 한술 더 떴다.
원위 기욱. RBW 제공강현이 "연예인 친구가 전혀 없다"라고 말하며 웃자, 용훈은 "저도 군대 가서 만났다. 온앤오프(ONF) 효진이라고. 선임이었다. 효진이가 동갑내기고, 같은 일 하고, 같은 회사다. 그렇게 공통점이 많아서 가깝게 지낸다"라고 말했다. 온앤오프는 지난 8일 미니 8집 '뷰티풀 섀도'(Beautiful Shadow)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바이 마이 몬스터'(Bye My Monster)로 활동 중이다. 용훈은 "우리 인터뷰긴 하지만 온앤오프 신곡이 너무 좋지 않나?"라고 해 훈훈함을 안겼다.
다른 밴드와 평소와 교류하는지, 혹시 친해지고 싶은 밴드가 있는지 묻자 하린은 "데이식스 영케이 형님께 부탁을 드렸다. 드러머들끼리 친해지고 싶은데, 혹시 어떻게 연결이 가능하실까요, 형님 했더니 (영케이가) 흔쾌히 '어, 기다려 봐' 하고는 갑자기 연락처 주셔가지고 저보고 연락하라고 하셨다"라며 "최근에 조금 친해지려고 하는 단계"라고 수줍은 기색을 보였다.
기욱은 "밴드 중에는 루시(LUCY) 원상이 형이랑 친하다. 친해지고 싶은 밴드는 실리카겔(Silica Gel)이다. 항상 하루에 앨범을 돌려 듣는다. 저는 요즘 '류데자케이루'(Ryudejakeiru)만 계속 듣고 있다"라고 밝혔다. '류데자케이루'는 실리카겔이 지난해 12월 내 정규앨범 '파워 안드레 99'(POWER ANDRE 99)의 타이틀곡이다. 활동 때문에 실리카겔 콘서트에 가지 못했다며 기욱이 아쉬워하자, 용훈은 "아쉬워하네?"라고 되물어 폭소가 터졌다.
원위는 타이틀곡 '추억의 소각장'으로 활동한다. RBW 제공요즘은 어느 때보다 밴드가 주목받는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밴드 신에서 원위는 스스로의 입지를 어느 정도로 평가할까. 기욱은 "저희는 이제 올해 최고점을 찍을 예정"이라고 말해 가벼운 웃음이 번졌다.
멤버 두 명이 전역하고 나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완전체 앨범이라는 점을 강조한 용훈은 "이번 앨범이 되게 중요한 것 같다"라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2019년 데뷔했을 때보다는 인제 저희 원위를 알아봐 주시고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걸, 일상 속에서 느끼기도 해서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대세가 되고 싶다"라고도 덧붙였다.
동명은 "데뷔 초에 기자님들이랑 인터뷰하면 질문이 '사실 밴드가 좀 생소한데 이 시장에서 어떤 목표가 있냐' 하는 거였다. 그때 답했던 게 '저희가 저희 이름으로 밴드를 알려보고 싶다. 메이저로 끌어올려 보고 싶다'는 거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기자님께서 질문해 주신 거 자체가… 밴드라는 하나의 장르가 K팝 시장에서 정말 톱(top)이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 너무 뿌듯하다. 데이식스, 루시도 그렇고 다 같이 밴드를 한번 각인시켜보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밴드들이 이 시장을 여기까지 발전시켰다면 모두가 힘을 합쳐서 아이돌이라는 장르처럼 대세를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동명은 시상식 무대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는 목표도 덧붙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