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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강' 부안 지진에 "서울도 진동"…"안전지대 없다"

사건/사고

    '올해 최강' 부안 지진에 "서울도 진동"…"안전지대 없다"

    전북 부안서 12일 규모 4.8 지진 발생
    올해 한반도서 발생한 지진 중 최대규모
    여진 18차례 발생…유감 신고 322건
    수백 킬로 떨어진 서울에도 유감신고 접수
    전문가들 "호남 내륙 더 이상 안전지대 아냐"

    김대한 기자김대한 기자
    전북 부안을 강타한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했다. 이 지역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부안과 약 200km 떨어진 서울에서도 진동이 느껴졌을 정도로 규모가 컸던 탓에 전국 각지에서는 관련 신고가 잇따랐다.

    비교적 강진이 없었던 호남 지역이 흔들리자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지진 안전지대란 없다"며 해당 지역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벽 갈라지고, 석산 무너지고…전북 부안서 규모 4.8 지진 발생

    부안 지진에 내소사 대웅전 등 국가유산 6건 피해. 연합뉴스부안 지진에 내소사 대웅전 등 국가유산 6건 피해. 연합뉴스
    이번 지진은 12일 오전 8시 26분 쯤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부근에서 4.8 규모로 발생했다. 이후 여진이 18차례나 뒤따랐는데, 오후 1시55분쯤에 발생한 3.1 규모의 여진이 가장 강했다.

    부안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규모가 컸으며, 역대 기록으로는 16번째로 강한 지진이었다. 규모 3.1의 여진도 올해 한반도 발생 지진 가운데 세 번째로 강했다.

    지진으로 인한 전북 지역의 계기진도는 5로 측정됐다. 계기진도는 지역별로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며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질 수 있는 정도다.

    지진이 발생한 전북 전역을 넘어서 전남, 경남, 경북, 광주, 대전, 세종, 인천, 충남, 충북 등에서도 흔들림을 느낀 것으로 기상청은 파악했다. 전북 부안군과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인천 지역에서도 계기 진도가 최대 3으로 측정됐다.

    소방청 집계 결과 이날 지진과 관련해 진동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 건수는 총 322건(본진 315건·여진 7건)에 달했다. 서울에서도 13건의 유감 신고가 접수됐다.

    행정안전부는 다행히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오후 10시 30분까지 벽면이 갈라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등 159건의 시설 피해와 국가유산피해 6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 피해는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구암리 지석묘군, 개암사 석가여래삼존불상, 내소사 설선당과요사 등 5건과 주변 1건 등 총 6건이 발생했다.

    지진 직격탄을 맞은 전북 지역에선 석산이 무너지는 등 광범위한 피해가 속출했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확인된 피해만 총 101건으로 화장실 타일 손상, 벽체 균열 등의 사례가 접수됐다.  

    전북 부안군 보안면 인근에서 밭농사를 하던 A씨는 지난 12일 "고개를 들었을 때 이미 석산이 무너져 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며 "주민들이 '쿵'소리가 났다고 한 이유일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 내륙서 이례적으로 강한 지진… 전문가 "단층 연구 시작해야"

    부안군청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공무원들. 연합뉴스부안군청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공무원들. 연합뉴스
    이번 지진은 진앙 반경 50km 이내, 즉 전북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선 1978년 계기 관측 이후 역대 최강이었다. 여진이 한 달 가량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안 지진 이전, 진앙 반경 50㎞ 이내에서 발생한 최대 지진은 규모 3.9로, 2015년 12월 22일에 발생했다.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이 없었던 호남 지역에서 규모 5.0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하자 전문가들은 "안전지대는 없다"며 관련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부산대 김광희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지진은 강원·충북·전북·전남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옥천대'와 경기도에서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는 '홍성·임진강대'라는 두 개 땅 덩어리의 경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지난해 7월 발생한 전북 장수 지진, 2022년 10월 충북 괴산 지진 등 옥천대에 걸친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부안 지진은) 최근에 전라북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는 크다"며 "주로 영남권에서 지진이 많이 나는데, 이번 지진처럼 어디에서나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지구시승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기상청이 강원 지역에 대해서는 단층 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충청권하고 전라도 지역은 못한 상태"라며 "이번 지진을 계기로 충청도, 전라도 지역 그리고 제주에 차례대로 단층 연구를 실시하고 지진계를 조밀하게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하던 중 지진 상황을 보고받고, "국가 기반 시설 등에 대해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안전 점검 등 제반 조치를 실시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행안부는 지진 발생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경보 3단계인 '경계' 단계를 발령해 이번 지진 사태에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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