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츄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미니 2집 '스트로베리 러시'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ATRP 제공원래 잘 떠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중요한 무대를 만족스럽지 못하게 치르고 나서 긴장하게 됐다. 예능 출연이라고 생각해서 웃음을 주는 데 집중했지만, 팀을 대표해서 나간 만큼 '노래도 잘' 불러야 하는 자리였다. 데뷔 초의 실수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부담을 남겼다. 하지만 불안이나 겁이 찾아온다고 거기에 눌려있지만은 않았다. "상처를 받아도 다른 더 좋은 걸로 덮"으려고 노력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전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을 겪고 승소해 새 둥지를 튼 후, 정식으로 솔로 데뷔한 츄(CCHU)가 8개월 만에 새 미니앨범으로 돌아왔다. 전작이자 솔로 데뷔작인 '하울'(Howl)이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둘만의 작은 세상에 서로를 위한 작은 영웅이 되어 서로를 치유하는 내용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엉뚱하면서도 발랄한 히어로로 변신한 츄가 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츄의 두 번째 미니앨범 '스트로베리 러시'(Strawberry Rush)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여러 취재진을 만나는 라운드 인터뷰를 하는 건 처음이라고 밝힌 츄는 "어떻게 앨범에 관해 설명 드리면 조금 더 재밌고, 잘 다가갈 수 있는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제가 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관한 긴장감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왔다고도 덧붙였다.
앨범명과 타이틀곡명이 모두 '스트로베리 러시'다. 츄는 "뭔가를 향해서 질주하고 나아가는 히어로 같은 소녀의 이야기"라며 "준비를 단단히, 즐겁게 했다"라고 말했다. 전작 '하울'과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츄는 "저를 방송 쪽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노래에 대한 갈증과 욕심이 있다 보니까 보이스톤을 강조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하울'이라는 곡에 애착이 가서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츄는 이번 앨범에서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히어로로 변신했다. ATRP 제공이어 "'스트로베리 러시' 앨범 콘셉트는 정말 일상에서 가장 저와 닮은, 가장 자신 있기도 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고 편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기대되는 활동이 될 것 같다.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한 엉뚱 발랄한 히어로 소녀로 변신한 츄의 하루를 질주하는 듯한 사운드로 표현한 '스트로베리 러시'는 일렉트로 팝 장르다.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유니크한 베이스 사운드가 어우러졌다.
처음부터 타이틀곡이 정해져 있었을까. 츄는 "인기가 굉장히 많았던 곡이라고 하더라. 회사 직원분들 덕분에 너무 감사하게도 저한테 와 준 선물 같은 곡이어서 그때 그냥 환호성을 질렀던 것 같다. (이달의 소녀) 멤버랑 같이 있었는데 그냥 '야!' 하고 소리 질렀다. '내 타이틀곡 결정됐으니까 들어봐' 하면서 엄청 신났다. 이 곡을 갖기 위해 엄청 마음을 졸였다"라고 설명했다.
가이드 버전은 영어로 돼 있었는데, 같이 듣던 멤버들도 츄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의견을 주었다. 하지만 '수신 오류 삐~' ' 착지 오류 삐~' '지켜라 츄츄츄!' 등의 예상 밖 가사를 보고 나서는 "언니, 이거 컨펌(확정)된 거야?"라고 되물었다고.
타이틀곡은 앨범명과 같은 '스트로베리 러시'다. ATRP 제공츄는 "제가 불렀을 때, 저는 되게 (입에) 착착 붙는 거다. '수신호를 삐~' 하면 어떤 수신일까도 생각하고"라며 "(가사를) 안 보고 언니 목소리 입힌 걸 들으면 괜찮다고 하더라. 보면 (가사가) 되게 특이하다고, 그래도 절대 나쁜 건 아니라고 얘기해줬다. 서로서로 격려도 주고 자존감도 늘려줬다. 희진이도 아르테미스(ARTMS) 곡 준비 중이어서 서로 곡을 들려줬다. 거의 한번 음감회(음악감상회)를 가졌다"라고 부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츄는 특이한 가사를 직접 불러주기도 했다. 가사를 받았을 때 놀랐고 '지켜라 츄츄츄' 같은 부분을 보고 황당했다는 츄는 "난해하고 마음을 복잡하게 하지 않나. 이게 나에게 온 시련인지 기회인지, '하울'처럼 애증이 생겼다"라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귀엽고 난동 부리는 말괄량이 소녀 히어로, 어렸을 때 제 모습을 다시 꺼내오는 듯한 느낌이라서 반갑고 되게 재밌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낯설거나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난해함이 오히려 귀에 꽂히는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츄는 "'스트로베리 러시'가 난해한 가사 덕분에 다시 듣게 되는, 중독성을 유발하는 곡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제 경험상 그런 가사가 득이 된 적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츄는 이 파트를 통해 싱잉 랩에도 도전했다. 츄는 "팬분들이 (제게) '랩을 해 봐라' 하며 도전을 권했었다. 랩 방송 프로그램만 봐도 목소리가 날렵하면서 당찬 느낌이 강해야 하는데, 제 목소리는 맑고 까랑까랑해서 랩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운을 뗐다.
츄는 '가수' 츄로서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ATRP 제공그러면서 "이번 앨범에서 '스트로베리 러시'도 그렇고 '허니비'(Honeybee)도 그렇고 단순하면서 말랑거리는 부드러운 랩으로 도전할 수 있게 돼서, 팬분들한테는 좀 새로운 방향으로 들려서 반갑지 않을까 싶다. 항상 (랩을)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저와 가장 가까운 쪽으로 비슷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서 기대된다"라고 부연했다.
재미있는 가사를 표현해야 하다 보니 표정을 쓰는 것에 특히 신경 썼다. 츄는 "사실 일상에서도 표정을 되게 많이 쓴다. 눈썹도 입꼬리도, 얼굴 근육도 되게 많이 쓰는 것 같다. 그걸 한번 장점으로 살려서 무대에 반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츄는 "이번 앨범 콘셉트의 독특하고 통통 튀는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포인트 안무가 되게 많고 빠르게 변환되는데, 한 표정으로 가지 않고 스토리를 살려서 다양한 표정을 많이 연구했다. 어떻게 해야 매 무대 다르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거울을 진짜 많이 보고 살았다, 안무 연습할 때"라고 밝혔다.
'스트로베리 러시'에는 트로피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츄는 여기서 '트로피'는 듣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었다. 본인은 "큰 스테이지(무대)에 올라가 있는 가수의 모습"에 몰입해서 참여했다는 츄는 "어렸을 때 순수했던 꿈을 생각했을 때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을 트로피에 비유한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츄는 8개월 만에 새로운 앨범으로 컴백했다. ATRP 제공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기에 앞서, 타이틀곡 '스트로베리 러시'와 2번 트랙 '허니비'를 듣는 시간이 있었다. '허니비'는 달콤함을 찾아 비행하는 꿀벌처럼 지난 상처와 외로움을 뒤로한 채 진실한 사랑을 위해 떠나는 순수한 매력의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보사노바풍의 차분한 기타 사운드에 츄의 따뜻한 보컬을 얹었다.
'허니비'로 후속곡 활동을 계획 중인지 묻자, 츄는 "후속곡은 정해진 건 없지만, 제가 이 '허니비'라는 수록곡에 굉장히 애착이 가는 이유가 있다"라며 "평소 노래하던 톤과는 완전히 다르게, 힘을 빼고 공기가 훨씬 많이 섞인 차분한 보이스톤으로 처음 도전을 해 봤다"라고 설명했다. 츄의 '또 다른 목소리'를 들려줄 기회라고 생각해 애착이 생긴다고.
이번 곡으로 츄가 기대하는 바는 무엇일까. 츄는 "'하울' 앨범에서 정말 예상치 못하게 너무 감사하고도 과분한 성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음원 성적도 조금 바라고는 있지만, 매번 저의 앨범이 기다려지고 저의 색이 뚜렷해지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츄만 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독특하고 난해하고 귀여운 모습을 츄가 되게 잘 살린다는 반응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또한 그는 "'스트로베리 러시'인 만큼, 당차게 달려 나가는 제 모습을 뚜렷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수치적인 부분보다는, 곡을 들었을 때 '다른 에너지를 느꼈다' '츄만의 차별점이 있다'라는 평가를 듣고 싶은 목표가 있다"라며 "최선을 다해서 제가 에너지를 내면, 그 에너지를 찾아주는 리스너(청자), 대중, 팬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가수로서는 있다"라고 전했다.
"아무래도 음악적으로는 인지도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이스적인 부분, 보컬 테크닉 같은 부분을 알리고 싶어요. '가수' 츄로서 모습을 좀 더 많이 알리고 싶어요. (…) 대학 축제나 시상식 무대에 되게 많이 서고 싶은 갈증이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자유롭게 팬분들에게 마이크도 넘겨보고 싶고요. 퍼포먼스로도 제가 좀 더 성숙해지고 싶고 그런 것들을 잘하려면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무대를 많이 접하고 싶어요. 축제 시즌이 어느 정도 지나가고는 있지만 또 다른 축제 시즌이 돌아오고 있잖아요. 그 시기마다의 무대에 기회가 된다면 꼭 서 보고 싶고, 다른 선배님들처럼 노련미가 생기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