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 취하는 린가드. 노컷뉴스제시 린가드(FC서울)는 2경기 연속으로 주장 완장을 찬 만큼 책임감이 더 커진 모습이었다.
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승리했다. 박성훈과 강성진, 윌리안의 연속 골에 힘입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린가드는 지난 17라운드 울산 HD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주장을 맡았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탈한 '캡틴' 기성용의 빈자리를 메웠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경기 전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자기가 주장이라고 알고 있더라"면서 "주장 완장을 안 주면 삐질 것 같아서 오늘도 맡겼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경기 연속 주장 완장을 찬 린가드는 "느낌은 굉장히 좋다. 주장으로 뛰는 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 나뿐만 아니라 많은 리더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면서 "처음보다 어린 선수들도 말을 많이 하기 시작했고, 더 시끄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린가드는 이날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주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1대0으로 앞선 후반 41분 강성진의 득점에 관여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린가드는 노련한 속임 동작으로 수비를 허물었고, 그대로 볼을 받은 강성진이 문전으로 쇄도해 깔끔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린가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미 알고 있던 부분이었다. 항상 공격수가 나보다 뒤에 서 있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압박이 들어오는 걸 알았다"면서 "(강)성진이가 뒤에 있는 걸 보고 고의로 흘린 부분이 있었다. (선발 출전한) 일류첸코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본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성진이는 타깃형 공격수가 아니고 빠른 선수"라면서 "성진이의 장점을 이해하고 있어서 뒤로 흘려주면 분명히 쇄도할 거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강성진과 세리머니하는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린가드는 지난달 무릎 부상에서 복귀한 뒤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체력적으로는 많이 올라온 것 같다. 10점 만점에 9점 정도는 될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적응해야 할 부분은 날씨라고 생각한다. 여름에 경기를 했던 적이 없기 때문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린가드를 약 올렸다. 선발로 나가서 이긴 경기가 없다고 했다"면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린가드는 "감독님은 항상 나한테 장난을 많이 치신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농담을 많이 하셨다"고 껄껄 웃었다.
아직 공격 포인트가 없다는 게 아쉽다. 특히 린가드는 시그니처인 '피리 세리머니'를 아직 국내 팬들 앞에서 선보이지 못했다.
린가드는 "공격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지만, 내가 찬스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팀을 위해 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골이나 어시스트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은 지난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 이후 6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승점 3을 추가하며 5승6무7패 승점 21을 기록, 7위로 올라섰다.
후반기에는 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린가드는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감독님도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시는 편이다"라면서 "축구적인 것 외에 작은 부분까지 어떻게 팀을 도울 수 있는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승리를 터닝 포인트로 삼아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