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유리코(71) 일본 도쿄도지사가 3선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치러진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71) 현 지사의 당선이 확정됐다. 이로써 2016년 여성 최초 도쿄도지사가 된 그는 2020년 재선을 거쳐 3선을 확정, 앞으로 4년 더 도정을 이끌게 된다.
다만 한국과 관련해 고이케 지사는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인정 거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조선학교 보조금 중단 등 극우 성향을 보여온 인물이다.
여성 최초 도쿄도지사에서 3선 지사로
8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 도쿄도지사 선거 개표 결과 고이케 지사가 42.8%% 득표해 당선을 확정 지었다.
극우 성향의 고이케 지사는 무소속이지만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 국민민주당 도쿄도련, 지역정당 도민퍼스트회 지지를 받아 왔다.
2위는 이시마루 신지 전 히로시마현 아키타카타 시장으로, 24.3% 득표했다. 대표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사민당 지지를 받은 렌호 전 참의원은 18.8%% 득표, 3위에 머물렀다.
고이케 지사는 효고현 출신으로 민방 앵커로 지명도를 높인 뒤 1992년 상원 격인 참의원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어 하원 격인 중의원 8선 의원을 지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 환경상, 아베 신조 정부 방위상 등을 거쳐 2016년부터 도쿄도를 이끌고 있다.
그는 이날 압도적 승리를 예상한 NHK 출구조사 발표 이후 "이번에 도민 여러분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3기째의 도정을 맡게 됐다"며 "1분 1초도 허용되는 시간 없이 어떻게 1400만 도민의 생명과 삶을 지켜나갈지 여러분의 힘을 얻어 스피드업, 버전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표에는 56명의 후보자가 출마하고 1134만 9278명의 유권자가 참여, 60.62% 투표율을 보였다.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인정 거부
연합뉴스고이케 지사의 당선으로 국내에선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 그가 보여온 극우적 행보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가장 최근 일화로는 지난해 2월 21일 도쿄도의회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인정을 거부한 사실이 있다.
1923년 9월 1일 낮 간토대지진이 발생한 당시 '조선인들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들을 습격하고 있다'는 헛소문이 돌면서 조선인 6천여 명이 치안당국과 자경단에 의해 학살당한 바 있다.
고이케 지사는 그러나 조선인 학살에 관한 공산당 의원의 질문에 "무엇이 명백한 사실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역사가가 연구해 밝혀야 할 일"이라며 학살 여부에 대해 명백한 답변을 회피했다.
그의 이런 답변은 조선인 학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가해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2017년에도 도의회에서 똑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또 2016년 도쿄도지사 취임 첫해에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지만 이듬해부터는 이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환경상으로 재직하던 2005년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고, 2007년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당시엔 이를 반대하는 운동을 했다.
그는 또 2011년 일본 내 혐한 단체 '재특회' 강연에 참석해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면서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2014년에는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일본 정부 차원에서 인정한 '고노 담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재임 기간 조선학교에 대한 도의 보조금 지급도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