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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의 회장직 제안에 홍명보 감독 "한 번 더 현장 누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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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의 회장직 제안에 홍명보 감독 "한 번 더 현장 누비고 싶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홍명보 축구 대표팀 신임 감독이 과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을 제안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9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홍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홍 감독은 부임 후에도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데 대한 입장을 밝혔고, 대표팀 운영 방안과 목표 등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5개월 동안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에 매진한 축구협회의 최종 선택은 K리그1 울산HD를 이끌던 홍 감독이었다.

    축구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던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도중 돌연 사퇴했고, 전권을 이어받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단독 결정으로 홍 감독을 내정했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가 절차를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홍 감독은 면접 없이 선임돼 특혜 의혹을 받았다.

    여기에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의 폭로까지 나오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홍 감독 선임 과정이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사실상 외국인 지도자가 아닌 국내 지도자를 내정한 듯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논란 속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지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축구인으로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홍 감독 선임 파문이 일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 모은 사안인 만큼 권한 남용, 절차적 하자 등이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이에 홍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협회와 이야기한 건 없다"며 "협회와 문체부의 관계다. 협회는 협회 나름대로 소명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 와중에 정 회장의 에세이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가 출간돼 성난 팬심에 제대로 불을 지폈다.

    이 책에는 '레전드 홍명보에게 축구협회장 출마를 권하다'라는 소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말 그대로 정 회장이 과거 홍 감독에 축구협회장 출마를 권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홍 감독은 "회장님께서 2020년 7월 제안을 하신 게 맞다"며 "나는 그 자리에서 회장직보다는 현장에 한번 더 나가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당시 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맡던 홍 감독은 이후 울산HD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이번 대표팀 감독 부임 과정에서 정 회장과 나눈 대화가 있냐는 질문에는 "회장님과 사전에 연락한 적은 없었고, 이임생 이사와의 대화를 통해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임생 이사와 대화 후 감독직 수락을 결심했다는 홍 감독은 "누군가 이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그게 내가 아니더라도 더 훌륭한 분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게 내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존경하는 축구팬 여러분, 저는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나아가겠다"며 "대표팀을 위해 모든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축구 팬들께서도 변화하는 대표팀을 지켜보고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많은 비판 속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 지금은 비판을 모두 감수하며 나가야 한다"면서 "항상 겸손하게,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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