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과 팀 K리그의 경기에서 이승우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치열한 '손흥민 유니폼 쟁탈전'의 승자는 이승우(전북 현대)였다.
K리그 올스타 격인 팀 K리그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잉글랜드)과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서 3대4로 패했다.
비록 결과는 패배였지만, 스코어가 보여주듯 만만치 않은 경기력으로 K리그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팬 서비스를 제대로 했다.
특히 이승우의 '레게 머리' 스타일이 가장 많은 눈길을 끌었다. 이승우는 팀 K리그를 선정하는 '팬 일레븐' 투표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른 만큼 화려한 스타성을 맘껏 뽐냈다.
토트넘과 맞대결을 위해 '레게 머리'로 변신한 이승우는 경기를 마치자마자 머리를 풀어 헤쳤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레게 머리를) 쿠팡플레이 시리즈 때문에 했다. 끝나자마자 바로 풀었다"며 "머리는 괜찮았지만 날씨 때문에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불러주시면 다른 머리 스타일을 시도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레게 머리' 외에도 재미난 세리머니도 준비했지만, 골이 터지지 않은 탓에 선보일 수 없었다. 이에 어떤 세리머니를 준비했냐는 질문에 그는 "비밀"이라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2022년부터 3년째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가 중인 이승우는 "팬들이 훨씬 더 많이 기다리실 것 같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늘 어떤 팀이 올지 궁금해한다"며 "(쿠팡플레이가) 계속 좋은 팀을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경기 후에는 누가 손흥민과 유니폼을 교환할지 관심을 모았다. 주인공은 끈질긴 구애를 펼친 이승우였다.
손흥민의 유니폼을 차지한 이승우는 "미리 연락을 하긴 했는데 딱히 주겠다는 말이 없었다. 그래도 받으니까 기분이 좋다"며 "(손흥민이) 밀당을 잘하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경쟁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산 그는 "3년을 기다렸는데 다들 이해해 주지 않을까 싶다"며 "유니폼을 잘 보관해야겠다"고 씨익 웃었다.
경기 후에는 토트넘 수비수 페드로 포로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승우는 "(백)승호 형과 아는 사이라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며 "오늘 날씨가 정말 미쳤다고 하더라"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전반전에는 토트넘이 3대0으로 크게 앞서갔다. 하지만 이승우는 "0대0으로 전반전이 끝났으면 재미가 없었을 것 같다"며 "오히려 (손)흥민이 형이 살려준 덕분에 좋은 골도 나오고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뛸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더운 날씨 탓에 힘들었다며 "딱 45분만 뛰는 게 맞는 것 같다. 60분 정도 뛰었으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승우는 골 욕심을 버리고 양민혁(강원)을 적극 지원했다. 양민혁이 최근 계약한 토트넘을 상대로 눈도장을 찍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는 "(양)민혁이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줬어야 했는데 수비만 하다 끝나서 아쉽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어 양민혁이 토트넘에서 보여줄 활약을 기대하며 "흥민이 형이 주장이고 워낙 팀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적응이 훨씬 수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