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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으로 가는 부산 소녀들…아본단자 감독은 어떤 얘기를 해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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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으로 가는 부산 소녀들…아본단자 감독은 어떤 얘기를 해줬을까?

    왼쪽부터 남성여고 이채민, 이송민, 이우섭 기자왼쪽부터 남성여고 이채민, 이송민, 이우섭 기자
    부산의 '멀티 플레이어' 배구 소녀 2명이 인천으로 향한다. 남성여고 3학년 이채민(184cm)과 이송민(178cm)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4-2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이날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모두 남성여고 선수들의 이름을 불렀다.

    아본단자 감독은 1라운드 5순위로 이채민을, 2라운드 3순위로는 이송민을 각각 지목했다. 재밌는 점은 두 선수 모두 프로필상 '멀티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점이다. 이채민과 이송민은 아웃사이드 히터, 미들 블로커,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모두 설 수 있는 자원들이다.

    이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저희 팀에 미들 블로커 포지션이 부족한 상황이라,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두 선수를 모두 뽑았다"고 지목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강점을 직접 보고 포지션을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채민과 이송민은 9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에 대해 어필했다. 이채민은 자신의 장점을 "서브를 파워 있게 잘 때릴 수 있다"며 "공격할 때도 다양한 코스로, 전략적으로 시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는 아웃사이더 히터를 꼽았다.

    이송민은 "키가 작은 편이지만 점프력이 좋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이어 "무엇이든 늘 꾸준하게, 열심히 하려고 한다. 성실함 역시 제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선호 포지션으로는 미들 블로커를 꼽았다.

    최근 두 선수는 흥국생명 입단을 위해 프로필 사진 촬영도 했다고 전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입성을 앞둔 기분은 어떨까.

    이채민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뽑힐 줄은 몰랐다. 그저 감사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혀 안 믿겼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것에 대한 보상인데도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이송민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다리가 떨릴 정도로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송민은 "무척 놀랐다.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면서 "아직까지는 고등학생인 것 같다. 팀에 다녀왔는데도 아직은 실감이 안 나고 꿈만 같다"고 기뻐했다.

    KOVO 제공KOVO 제공
    세계적 명장인 아본단자 감독도 두 신인 선수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이채민은 "감독님께서 이탈리아 분이시라서 완벽하게 알아듣지는 못했다"면서도 "앞으로 열심히 배구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앞서 드래프트가 끝난 직후에는 "작년보다 더 나은 수준의 선수들이 있어서 좋았다"며 "드래프트를 잘 끝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줄곧 부산에서만 배구를 해오던 이채민과 이송민은 이제 타지인 인천 생활에도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이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채민은 "가족들과 떨어지는 게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니고, 오직 배구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송민 역시 "기대가 된다. 지금 집에 가면 잠깐 잠만 자고 다시 나오는 생활을 했어서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집이 멀어진다고 해도 아예 안 갈 것도 아니다. 운동에 전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를 향한 주변의 기대감도 크다. 고교 선수 육성 능력으로 정평이 난 남성여고 윤정혜 감독은 이채민과 이송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윤 감독은 현역 한국 여자 배구 최고 미들 블로커 양효진(현대건설), '클러치 박' 박정아(페퍼저축은행) 등을 키워낸 여고부 대표적인 명장 중 한 명이다.

    윤 감독은 "프로팀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뽑아 준 것 같다"면서 "지금 당장 주전은 힘들겠지만, 원 포인트 서버 등으로라도 경기에 출전하고 경험을 쌓는다면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대가 큰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남성여고 이송민, 오선예, 이채민. 이우섭 기자왼쪽부터 남성여고 이송민, 오선예, 이채민. 이우섭 기자
    함께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무대에 입성하게 된 남성여고 3학년 리베로 오선예(157cm)는 "(이)채민이는 서브가 세고 공격할 때도 무서워서 프로에 가서 상대한다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송민에 대해서는 "기본기가 정말 좋고, 블로킹할 때도 공을 집어넣는 높이가 좋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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