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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만나 독대 원하는 韓…'커플링의 딜레마' 깰 수 있을까

국회/정당

    尹 만나 독대 원하는 韓…'커플링의 딜레마' 깰 수 있을까

    尹-韓 지지율 동반 하락 '커플링', 그렇다고 '원팀' 기조 깨기도 부담
    완고한 대통령…24일 만찬 전 '독대', 허심탄회한 대화 원하는 韓
    의정 갈등 풍랑 속 또 다시 김건희 격랑에 빠진 것도 이중의 부담
    개인 지지율도 하락한 韓…'중재자' 역할 더욱 어려워진 입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그늘 밑에 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고전(苦戰)이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도 덩달아 하락하는 '나쁜 커플링(부정적인 동조화)' 현상은 몇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나섰지만, 사실상 '중재자' 역할에서 실패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 만찬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 대표가 국면 전환의 계기를 만들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많지만, 정작 대통령을 마주하면 작아지는 한 대표 모습에 당내에서도 만찬에 대한 큰 기대감은 없는 실정이다.  

    '독대' 원하는 韓…관계 재설정은 '먼 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윤창원 기자
    2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 측은 24일 예정된 대통령과의 만찬을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할 계기'로 보고 있지만, 대통령실 측에선 별다른 제스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답답해하는 모습이다.
     
    친한계 내에서는 정부가 의사 단체들의 세 가지 제안, 즉 △2025년도 의과대학 정원 유예 △대통령 사과 △관계자 경질 등에 대해 완고한 모습만 보여주는 바람에 협의체 구성에 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크다.

    한 대표가 '중재자'를 자임하면서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고 전당대회부터 띄웠던 '제3자 특검법'도 무산되면서 당내 분위기는 더욱 냉랭해진 상태다. 당 관계자는 "'차별화'에만 집중하다 결과물은 못 내고 당정 간 신뢰만 더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꼬인 당정 관계에 더해 지난 19일 통과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역시 짐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법안의 위헌성과 민주당의 단독 처리라는 점을 문제 삼으며 본회의 자체를 보이콧했다.
     
    하지만 야권의 입법 독주와는 별도로 김 여사에 대한 국민적 비호감이 높고 한 대표도 이를 의식해 지난 총선 당시부터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김 여사의 사과를 압박해 왔다.
     
    한 대표의 진단대로 김 여사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당 안팎의 괴리감은 커져 가고 있지만, 정작 대통령실에서는 이를 좁힐 만한 제스처를 하지 않고 있고, 당내 주류 세력인 영남권에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대표 측은 이 같은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의 만찬 직전 '독대'를 원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의정 갈등 해법을 놓고 당정 간 손발을 맞춰보겠다는 뜻이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 내지는 기존에 언급됐던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사관 임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도 있다. 신지호 당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제2부속실장도 사실상 내정된 상태 아닌가. 인원은 다 정비가 된 걸로 알고 있다.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든가 영부인에 대한 민심 동향을 아주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은 민정수석실에서도 해야 한다"고 운을 띄우기도 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독대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 만큼 친한계 내에서는 원망 섞인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 특검법이든 의정 갈등이든 대통령실이 만든 문제 아닌가. 이걸 당에서 풀어주겠다는데 도와주지도 않겠다는 것이냐"며 "한 대표가 거리를 두려고 해도 어차피 정부 여당이라 적당히 같이  갈 수밖에 없는데, 윤 대통령이 '독대는 됐고 사진만 찍자'고 하면 당이 대신 풀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韓 지지율 빠지니 당내 '기득권'은 더욱 단단해지고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대통령실의 고집에 당정 관계 역시 달라진 것 없는 현 상황은 결국 국민의힘이 지난 2월 총선 국면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동반 하락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7월 4주에서 9월 2주 사이 총 다섯 차례 실시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이 기간 28→27→23→23→20%로 8%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도 35→32→30→31→28%로 7%p 추락했다.

    아울러 한 대표 개인에 대한 호감도 역시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호감도 조사에서 한 대표는 직전 조사 대비 3.5%p 떨어진 20.7%를 기록했다. 이 대표와는 2배 넘게 차이 나는 수치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차별화'를 약속했던 한 대표가 당내 반발을 뚫지 못하면서 '윤 대통령의 늪'에 모두가 더욱 깊게 빨려들어가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한 대표의 유일한 무기였던 여론마저 서서히 등을 돌리게 되면서 당내 반발은 더욱 견고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가운데 윤 대통령이 예상대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까지 행사할 경우 '나쁜 커플링'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김 여사는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이유로 2위(63%)를 차지하기도 했다. (7월4주 한국갤럽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대해 친한계 관계자는 "당 주류는 정치 경험이 일천(日淺)한 검사 한동훈이 당 대표가 된 데 대한 반감(反感)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무조건 (대통령실을) 감싼다고 지지율이 반등하는 게 아닌데 방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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