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해까지 엄청난 투자를 바탕으로 정상에 도전하는 팀이었다. 작년 팀 연봉 순위는 30개 구단 중 3위였다. 그러나 성적은 늘 기대 이하였다.
올해는 달랐다. 선수단 연봉 줄이기에 나섰다.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고 자유계약선수(FA) 마무리 조시 헤이더의 이적을 지켜보기만 했다. 김하성에게도 연장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샌디에이고는 변함없는 스타 군단이다.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등이 건재하고 딜런 시즈, 다르빗슈 유 등이 버티는 마운드도 탄탄하다. 그러나 MLB닷컴의 프리시즌 파워 랭킹에서는 중위권인 14위에 머물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 중에서는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이은 3위에 그쳤다.
샌디에이고는 6월 말까지 41승 41패로 5할 승률에 불과했다. 서부지구 2위를 지켰지만 지구 선두 다저스와 승차는 8.5경기로 매우 컸다.
샌디에이고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전반기를 50승 49패로 마친 샌디에이고는 이후 58경기에서 41승을 챙기면서 후반기 최강 팀으로 급부상했다.
25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린 다저스와 원정 3연전에 야구 팬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샌디에이고의 상승세가 대단한 상황에서 지구 1-2위 맞대결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파드리스는 이날 다저스를 4-2로 누르고 시즌 전적 91승 66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구 선두 다저스(93승 64패)와 승차는 이제 2경기까지 좁혀졌다.
극적인 승리였다. 샌디에이고는 4-1로 앞선 상황에서 시작한 9회말 다저스에 1점을 내줬고 무사 1,2루에 놓였다. 다음 타자는 9번 타자 미구엘 로하스. 샌디에이고는 여기서 어떻게든 위기를 최소화해야 했다. 왜냐하면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50-50(홈런-도루) 클럽에 가입한 오타니 쇼헤이가 다음 타석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마지막 순간 화려한 쇼를 연출했다.
로하스가 때린 총알 같은 땅볼 타구를 3루수 마차도가 잡았다. 그는 공을 잡자마자 3루를 밟은 뒤 2루로 공을 뿌려 선행 주자 2명을 모두 잡아냈다. 이어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정확한 1루 송구로 타자주자를 아웃 처리했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뽑아냈다.
후반기 돌풍의 중심 샌디에이고는 그림 같은 삼중살, 트리플 플레이로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을 자축했다. 그 상대가 추격 중인 다저스라 더욱 극적인 장면이었다. 이제 두 팀은 잔여 5경기씩을 남겼다. 그 중 2경기는 2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맞대결이라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