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이혼 변호사 활약한 남지현 "결혼은 먼 일…고민할 게 없죠"

방송

    이혼 변호사 활약한 남지현 "결혼은 먼 일…고민할 게 없죠"

    핵심요약

    SBS 금토극 '굿파트너'에서 따뜻한 신입 변호사 한유리 역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는 배우 남지현에게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단순히 17.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에 달하는 높은 시청률 때문 만은 아니었다. 일단 티저 공개부터 평소와 다른 남지현의 발성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변호사'라는 전문직에 맞게 스스로 노력했기에 공감 능력이 뛰어난 이혼 변호사 한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목소리는 언제나 제가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외형적으로도 유리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상의를 했어요. 머리는 짧고 단정하게, 메이크업도 화려하기 보다는 더 소박한 느낌으로 갔어요. 피부는 깨끗하게 정리를 했지만 색조는 거의 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변호사들 스타일이 다 정장이라 겹칠 수가 있으니까 유리는 조금 짧은 기장의 재킷 같은 느낌으로 입었고요. 시간에 따라 유리가 변호사로 성장하면서 태도가 밝아지거든요. 처음에는 무채색이었다가 점점 옷에 색을 넣고 그랬어요."

    '굿파트너'가 모든 시청자들을 100% 만족시킨 드라마는 아니었다. 스타 이혼 변호사 차은경(장나라 분)의 이혼 에피소드 이후 힘이 빠졌다는 평가도 나왔고, 이혼한 남편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서사가 지나치게 억지스럽단 의견도 상당했다. 무엇보다 신입 변호사 한유리와 전은호(표지훈 분) 간 로맨스를 두고도 '호불호'가 갈렸다. 술 먹고 하룻밤 실수로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한 관계를 보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 '시대 착오적'이란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런 부분을 빼더라도, 전반적인 드라마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시청자 분들이 여러 가지로 해석하셔서 불만이라고 이야기해 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시간이 갈수록 캐릭터에 대해 생각하는 게 굉장히 견고해지고, 그러면 놓치는 부분이 많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내가 방심하면 안되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 봐야겠다고 느꼈어요. 이해가 가는 반응이고, 시청자 분들의 쓴소리를 보면서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다음에 올림픽 때문에 딱 결방을 한 거예요. (이야기가 풀려야 되는 시점인데) 큰일났다고 생각해서 걱정이 많았어요. 시청자 분들이 느낀 걸 표현할 자유는 있는 거고, 저희도 새롭게 수용하면서 더 배우고 가는 거죠."


    SBS 공식 홈페이지 캡처SBS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유리는 차은경과 대비해 따뜻한 인간성을 갖고 있지만 답답해 보일 수도 있었다. 남지현은 그런 고민을 선배인 배우 장나라와 함께 헤쳐나갔다. 장나라가 남지현은 '복덩이'라고 했다면, 남지현에게 장나라는 그야말로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뿌리 깊은 나무'였다.

    "유리가 융통성이 많지 않고, 시야가 은경이처럼 넓지도 않은데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니 주변과 많이 부딪히잖아요. 이게 자칫하면 미워 보일 수도 있는데 그러면 안 되는 캐릭터라 어떻게 표현할 지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초반에 저는 은경이 캐릭터가 멋있고, 좋다고 나라 선배님한테 이야기를 했는데 선배님이 '한유리 같은 사람이 세상에 꼭 필요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그냥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망설이거나 고민하는 것들을 좀 지우고, '무대포' 한유리로 갔어요. 저에게 복덩이, 복주머니라고 하셨는데 현장에서 선배님이 느티나무처럼 든든하고 아늑했어요. 정말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연기까지 대기 시간 동안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넓은 공감대가 가능한 소재에 '도파민'까지 충분해서 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호불호'가 갈린 지점이 분명 있었고, 이로 인해 20%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충분히 풀어낼 에피소드들이 많다. 극본을 맡은 최유나 작가가 실제로 이혼 전문 변호사로 겪은 이야기들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

    "이야기는 진전이 된 게 없어요. 하지만 그런 말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기쁜 것 같아요. '시즌2 주세요'라는 댓글이 정말 많았거든요. 이걸 재미있게 보셨다는 방증이니까 너무 감사하죠. 아직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고, 만약 시즌2를 하면 어떤 이야기를 하실 지 모르겠어요. 좀 더 확장될 수도 있겠죠. 만들면 당연히 하고 싶고요."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
    부부의 내밀한 이야기들이 에피소드로 등장하면서 남지현의 결혼관이나 이혼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을까. 주변 또래 중에선 기혼자가 드물고, 아직 결혼·이혼에 대해 뚜렷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사람 대 사람의 관계에 있어 필요한 게 무엇인지 느꼈다.

    "아직 주변에 결혼한 친구가 많지 않아 결혼이 남 일, 멀리 있는 일처럼 느껴졌어요. 올해 초에 친언니가 결혼을 하면서 한발짝 가깝게 느껴지는 거 같기도 해요. 드라마를 하면서 좋은 관계란 무엇일까를 생각했어요. 부부 사이, 결혼, 이혼 이런 거에 관련되기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정말 상대에게 '굿파트너'가 되려면 나는 뭘 해야 되고, 뭘 갖추면 좋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직 먼 일이라서 어떤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어요. 제가 정말 느껴서 고민을 해야 되는 거지 지금은 (결혼과 이혼에 대해) 고민할 주제 자체가 없는 것 같아요."

    아역부터 시작해 어느 새 데뷔 20주년이다. 10세에 데뷔해 너무 시간이 많이 흘렀다 보니, 굳이 연차를 의식하며 살아가진 않는다. 그러나 당초 남지현이 생각했던 미래와는 많이 달라졌다.

    "20대 초반에는 배우 일에 익숙해지는 부분이 더 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까 새로운 것들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거기에 적응하고, 새로운 길이 열리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면서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연차가 쌓일수록 더 새롭게 배우고 생각해야 될 게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어느 순간을 지나니까 연차를 세는 걸 잊어버린 거 같아요. 그래서 연차가 올라가는 거에 대한 부담은 없고, 그냥 시간이 흘러 쌓인 게 많으니까 오히려 기분이 좋아요. 팬 분들도 같이 즐겨 주시는 거 같아서 재미있고요."

    어느 중견 배우 못지 않게 높이 쌓인 연차와 마찬가지로,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없다. 아역부터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성인 연기자로 우뚝 서기까지, 남지현은 조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왔다. 평소 이미지나 편견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무리수를 두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들 위주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남지현이 장르물에 통할까?'라는 물음에 '굿파트너'로 답한 것처럼.

    "새로운 포맷과 장르에는 두려움이 전혀 없는 편이에요. 사람들이 절 봤을 때 밝고, 명랑한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그건 그분들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제 생각에 저는 훨씬 다채롭거든요.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쟤는 저런 색깔이 없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해도 제 자신은 그런 색깔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요. 그러니까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망설임 없이 해요. 물론, 현재 그 역할을 해도 재미있게 잘 소화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면요."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