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 홈런을 친 뒤 기뻐하는 김태군. 연합뉴스16년 차 포수의 데뷔 첫 만루 홈런이 터졌다. 그것도 한국시리즈에서.
김태군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김태군은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KIA의 올해 한국시리즈 세 번째 승리에 앞장섰다.
이로써 KIA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는 단 1승만 남았다. 7판 4승제로 진행되는 한국시리즈에서 KIA는 삼성에 3승 1패로 앞서 있다.
압권은 단연 3회였다. KIA 타선은 연속 안타와 볼넷 등을 뽑아내며 상대 선발 원태인을 조기 강판시켰다. 삼성은 원태인 대신 베테랑 송은범을 올려 위기 상황을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KIA에는 김태군이 있었다. 김태군은 팀이 3 대 0으로 앞선 3회 2사 상황 송은범의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 쳐 좌익수 뒤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프로 생활 첫 만루 홈런이다. 경기 후 김태군은 "넘어가서 무척 기뻤다. 내 커리어 첫 만루 홈런이다. 중요한 시리즈에 나온 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웃었다.
환영받는 김태군. 연합뉴스
이범호 감독도 당시를 기억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사실 폴대 밖으로 공이 나갈 것 같았다"며 "하지만 공이 휘지 않고 안쪽으로 들어오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3 대 0이었으면 걱정스러웠을 경기다. 김태군의 홈런으로 힘이 났다"고 말했다.
팀 동료 김선빈도 "김태군의 만루 홈런 때 벤치에 앉아 있었다. 앞에 선수들에 가려서 사실 잘 못 봤다"면서도 "함성 소리가 들려서 일어났더니 홈런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속으로 '파울만 되지 말라'고 되풀이했다"며 "그 홈런 덕분에 경기가 쉬웠다"고 덧붙였다.
김태군은 자신의 경기력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태군은 "군대에 다녀오니까 백업 멤버 취급을 받았다. 부담이 늘 있었다"며 "타격적으로는 4~5년 전부터 많이 자신감이 낮아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식물이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말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나온 것 같다. 중요한 과정이 있어서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KIA 포수 김태군. 연합뉴스한국시리즈 우승 포수에 대한 염원도 밝혔다. 김태군은 "우승을 하고 (옆에 앉아 있는 김선빈과) 같이 최우수선수(MVP)가 되고 싶다"며 "우승 포수가 되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꼭 우승 포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