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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에 퉁친 尹, 윤상현에 넘긴 李…당시 공천 살펴보니

국회/정당

    이준석에 퉁친 尹, 윤상현에 넘긴 李…당시 공천 살펴보니

    윤 대통령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공천 개입 정황 육성 공개
    용산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윤상현"
    이준석 "윤상현에 일임"…윤상현 "공정하게 해" 개입 부인
    이준석 "김영선 공천 때, 권성동·윤한홍 부정적 반응"
    '윤핵관' 반대 누른 공천…尹 육성에 실리는 힘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을 공개했는데, 대통령실에서 내놓은 해명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좋게 이야기하는' 립서비스에 불과하고, 모든 결정은 당시 당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이 했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다"며 직접 해명을 촉구하는 한편, 당시 공천과 관련한 결정은 윤상현 의원에게 일임했다는 언급을 했다.
     
    윤 의원은 "원칙대로 공천했다"며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는데, 당시 공천 상황에 비춰봤을 때, 윤 대통령 육성이 가지는 무게감이 커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용산 "중요 통화 아냐, 결정은 이준석" 李 "윤상현에 일임" 尹 "공정하게 했다"

    민주당이 31일 공개한 윤 대통령의 육성은 대통령 취임식 전날이었던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명씨가 통화한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당시는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공천 작업이 진행 중이던 시점이다. 윤 대통령이 명씨와 통화한 다음날인 5월 10일에 공천이 완료됐는데, 윤 대통령의 발언처럼 경남 창원 의창에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됐다.
     
    이날 함께 공개된 또 다른 녹취에서 명씨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김건희 여사에게 전화가 왔다며 "(여사가) '선생님, 윤상현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에 꼭 오십시오'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원하는 대로 공천이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당시 김영선 의원에 대한 공천 결정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페이스북 글을 발췌해 언론에 제공했다.
     
    또 대통령실은 "윤 당선인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통화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발언 내용도 진심으로 공천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결정권자'로 지목된 이준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용산에서 기자들에게 돌리면서 주절주절 첨부한 이준석 페이스북 내용은 이준석이 이준석에 대해서 해명하는 것"이라며 "저는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또 후보 쪽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을 향해 "그건 바로 니(너희)들이 해명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또 이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윤상현 의원에게 공관위원장을 맡겼을 때 내가 했던 말이 있다. '의원님이 알아서 공천하라'고 일임했다"며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창원 의창은) 경선이 불가능했고, 일임했다는 의미 속에는 친윤계나 윤 대통령 측과도 알아서 조율하라는 뜻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혁신 대장정 제12차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혁신 대장정 제12차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당시 후보등록일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해 전략공천으로 기조를 잡았고, 윤 의원이 김영선 전 의원을 후보로 선출했다는 취지다.
     
    '일임'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윤상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에게 (공천 관련 내용을) 들고 간 적이 없다"며 "내 스타일 상 공정하게 하지 대통령의 명을 받들어 (공천을) 하지 않는다"고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의원은 당에 대한 기여도, 경쟁력, 여성 가산점 등을 기준으로 공관위가 자체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윤핵관' 반대에도 뒤끝없는 공천 '당에 말이 많다' 정리한 尹?

    그런데 당시 공천 과정을 들여다보면, 김 전 의원이 경쟁자였던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구도였다. 당시 친윤계에서도 두 사람에 대한 선호도가 엇갈렸는데,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렸던 권성동, 윤한홍 의원 등이 김 전 의원의 공천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준석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김 전 의원을 공천하는 것에 대한 반대가 있었다"며 "친윤들이 문제였는데, 윤한홍 의원이 김종양 의원을 밀었고,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이 김영선 전 의원을 반대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육성으로 '당에서 말이 많다'고 언급한 것이 친윤 핵심들의 반대를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말이 많은 상황'을 즉각 정리할 능력을 가진 사람은 대선에서 승리한 윤 대통령 밖에 없었기에, 이날 윤 대통령의 육성 그 자체에 신빙성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들 보시기에 대통령이 육성으로 공천에 개입한 정도를 넘어서서 사실상 지휘, 지시했다고 보이기 때문에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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