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황진환 기자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4일 취임 후 첫 검사·수사관 인사를 단행했다. 최근 연이은 검사들 사표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압 의혹 등 주요 사건 수사에 인력을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공수처가 이날 단행한 인사는 우선 인력 이탈로 공석이 된 수사부장 자리를 메우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 사직한 박석일 부장검사가 있던 수사3부장에 이대환 수사4부장검사가 자리를 옮기고 수사4부장으로는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이 전보됐다.
해병대원 순직 외압 의혹과 세관마약 수사 외압,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등 기존 수사4부가 진행하던 대형 사건은 수사3부로 이동했다. 다만 향후 수사는 해당 사건 주임검사인 차 부장검사가 이끄는 수사4부가 수사3부와 함께 유기적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공수처 관계자는 설명했다.
굵직한 사건이 몰리는 수사3·4부에는 검사가 충원됐다. 수사4부 박상현 검사가 이 부장검사와 함께 수사3부로 이동하고, 수사3부에 있던 송영선·최문정 검사와 수사기획관실 김지윤 검사는 수사4부로 자리를 옮겨 차 부장검사와 손발을 맞춘다. 아울러 검사뿐 아니라 일부 수사관도 수사3부로 전보해 사건 수사 인력을 강화했다고 한다.
연합뉴스앞서 공수처는 박석일 수사3부장에 이어 송창진 수사2부장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수사부서 4곳 중 3곳이 공석 상태에 빠질 위기를 맞았다. 송 부장검사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수사 책임자인 부장검사는 이대환·차정현 두 명이다. 수사1부에는 평검사가 없고 수사2부는 검사 1명만 남는다.
대다수 주요 사건 수사가 사실상 마비될 상황 속에서 주요 인력을 수사 3·4부에 집중 재배치함으로써 현안 사건 수사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조직 안정화를 꾀했다는 것이 공수처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장검사 결원으로 공석이 된 인권수사정책관실과 수사기획관실은 당분간 이재승 차장이 직접 지휘한다. 처·차장과 평검사를 모두 더한 전체 검사 14명 등 가용 수사 인력이 최대한 직접 수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오 처장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들에 대해 차질 없는 수사를 위해 제한된 인력 여건 속에서도 효율적으로 인력을 재배치했다"며 "수적천석(水滴穿石·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언젠가 바위에 구멍을 낸다)의 자세로 수사에 임해 성과를 거두겠다"고 했다.
한편 공수처는 하반기 채용 등을 통해 인력난을 타개하고 수사력 보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부장검사 3명과 평검사 5명에 대한 채용 공고를 내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