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 리그 대한민국과 쿠바의 경기. 2회말 2사 만루에서 홈런을 친 김도영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야구 국가 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 아시아 맹주를 다투는 숙명의 한일전이 펼쳐진다. 사실상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는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 스타 KIA 김도영(21)을 경계하고 있다.
김도영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2차전에서 쿠바를 상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회 만루 홈런과 7회 1점 홈런 등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한국의 8 대 4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 전부터 미국과 대만 언론이 주목할 선수로 꼽을 만했다. 김도영은 3루수로도 한때 '아마추어 야구 최강'으로 군림한 쿠바 타자들의 강한 타구를 여러 차례 걷어내는 등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15일 오후 7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리는 운명의 한일전에서도 김도영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은 대만과 1차전에서 3 대 6으로 패해 일본을 반드시 이겨야 4강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일본도 김도영을 경계 대상 1순위로 꼽고 있다. 시사 통신 등 일본 매체들은 "한국에서 141경기 38홈런, 40도루, 109타점을 기록한 내야수 김도영의 장타와 발을 막는 것이 연승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은 호주를 B조 1차전에서 꺾고 연승을 노리고 있다.
일본의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김도영에 대해 "큰 폭으로 성적을 올리고 있다"면서 "솔직히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김도영은 지난해는 부상 등으로 84경기 7홈런 47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 나선 김도영이 아쉬워 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도영은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일본과 경기에서는 부진했다. 결승 10회초 무사 1, 2루에서 유격수 병살타 등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한국이 3 대 4로 패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 엄지 골절 등 부상까지 당했다.
이에 이바타 감독은 "그 경험을 양식으로 삼은 것은 아닌가 싶다"면서 "국제 대회에서 처음부터 잘 치고, 매번 치는 선수는 없는데 고전했던 경험을 살려서 다음 대회에서 치겠다는 선수가 대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난해 일이 있었던 만큼 올해 매우 무서운 타자로 경계한다"고 전했다.
김도영은 13일 대만과 1차전에서도 적시 2루타를 날리고 볼넷과 도루도 1개 기록했다. 그러더니 쿠바와 2차전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뛰며 퍼시픽 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에 오른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로 만루 홈런을 날렸다.
지난해 아픔을 딛고 올해 KBO 리그 최고 선수로 등극하며 우승까지 이룬 김도영. 과연 일본과 악연을 끊고 국제 대회에서도 미소를 지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