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전환 반대 시위 이어진 동덕여대. 연합뉴스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의 점거 농성에 대해 피해 사례를 수집하겠다고 밝혔다.
동덕여대는 18일 학교 홈페이지에 '동덕 구성원 피해사례 신고접수 안내'를 게시하고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겠다"며 피해 신고서 양식을 공지했다. 앞서 학교 측은 지난 15일 점거로 인해 최대 54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추정치를 밝힌 바 있다. 이번 피해 사례 접수는 기물 파손, 수업 방해, 행정업무 마비 등과 같은 구체적인 사례를 모으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시위에 반대하거나 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의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창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집된 사례를 민사소송 등 법적 대응에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동덕여대는 같은 날 '당부의 글'을 통해 학생들의 점거와 시위가 불법 행위로 이어질 경우 강경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학교 측은 "공학 전환 반대나 수업 거부는 개인의 자유일 수 있다"면서도 "폭력, 수업 방해 등은 엄연한 불법이다. 학교는 여러 가지 차원에서 이번 불법 행위를 엄중히 다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물리력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정상화를 촉구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대학의 장기 비전 및 발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로 구성된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은 지난 9월 27일 1차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추진단은 대학 경쟁력 강화와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대학 특성화 부문 발전 방안 마련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에 따라 2차 회의 전까지 특성화 부문 단과대학 소속 교수진과 논의해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후 지난 5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공학 전환 방안을 포함한 특성화 부문 단과대학 발전 방안에 대해 위원 간에 토의하고 동의를 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논의 사항을 총장과 교무위원회에 보고하고, 향후 추진 사항과 의견수렴절차를 정하기로 했다.
동덕여대 시위 계속. 연합뉴스학교 관계자는 "대학의 발전 전략은 중장기 계획이다 보니 아직 기획 단계였고 아이디어만 모으는 상태였다"며 "(남녀공학 추진은) 안건이 정해졌던 것도 아니고, 진행하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직원 등 의견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학생들에게 알릴 단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의 소통 부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총학생회는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남녀공학 전환 건에 대한 의사를 묻는 투표를 예고했다. 동덕여대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학본부에서 저희에게 (남녀공학 전환 반대가) 전체 학생의 의견이 맞는거냐라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전체 의견이 취합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총학생회는 오는 20일 오후 2시, 공학 전환과 관련한 학생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공학 전환 외에도 '총장 직선제' 도입 여부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총회가 성사되려면 재학생 약 6500명 중 약 650명 이상의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