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 GS칼텍스 이영택 감독. KOVO 제공'페퍼저축은행은 한국도로공사를 잡고, 한국도로공사는 GS칼텍스를 잡고, GS칼텍스는 페퍼저축은행을 잡고…'
프로배구 여자부 하위권 팀 중 먼저 중위권으로 도약할 구단은 어디일까.
한국도로공사, 페퍼저축은행, GS칼텍스가 하위권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세 팀 간 맞대결 전적을 들여다보면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시즌 2라운드 중반부가 넘어가는 시점. 한국도로공사는 2승 7패 승점 8로 리그 6위에 올라있다. 한국도로공사는 두 번의 승리 모두 GS칼텍스를 상대로 따냈다.
개막 후 5연패에 빠져있던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0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GS칼텍스를 만나 세트스코어 3-1(25-27 25-21 25-16 25-22) 완승을 거뒀다. '토종 주포' 강소휘가 친정 팀을 상대로 27점을 내리꽂으며 팀에 첫 승리를 안겼다.
공격하는 한국도로공사 니콜로바. KOVO 제공다음 승리도 GS칼텍스전이었다. 한국도로공사는 19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GS칼텍스에 또다시 세트스코어 3-1(26-24 21-25 25-16 25-13)로 승리했다.
이날은 외국인 공격수 맥레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가 20득점으로 팀 내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고 강소휘(17점), 전새얀(12점), 배유나(10점)도 힘을 보탰다.
문제는 나머지 모든 경기에서 졌다는 점.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니콜로바의 역할이 요구된다. 니콜로바는 올 시즌 9경기를 뛰며 188득점을 냈다. 리그 전체 4위에 달하는 준수한 기록이다. 공격 성공률은 39.08%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오른쪽 하이볼 상황에서 도전적인 공격을 할 필요가 있다. 득점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놓는다면 한국도로공사의 공격 작업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페퍼저축은행 테일러. KOVO 제공6위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2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2(25-22 25-23 20-25 20-25 15-13)로 이겼다. 지긋지긋한 7연패에서 탈출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2승 7패 승점 6으로 한국도로공사의 뒤를 잇고 있다.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만 만나면 강해진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0(25-17 25-22 25-14) 완승을 거두고 모두를 놀라게 했다. 창단 이후 첫 개막전 승리다. 이날 주장 박정아와 바르바라 자비치(등록명 자비치)가 각 14점을 뽑았고,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 장위, 이한비가 12점씩 보태며 승리를 잡았다.
이후 7연패는 뼈아팠다. 최근 가까스로 연패를 끊기는 했지만 새 외국인 공격수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가 해결사로서 면모를 드러내 줘야 한다. 직전 경기 승리에도 테일러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장소연 감독은 5세트에서 테일러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테일러 없이 마지막 세트를 치러도 승리를 가져왔다.
테일러는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힘, 타점에서 장점이 드러나지 않는 유형의 선수다. 따라서 정교한 공격과 볼 컨트롤 능력으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해야 승산이 있다.
환호하는 GS칼텍스 선수단. KOVO 제공최하위 GS칼텍스는 올 시즌 단 1승만 따냈다. 시즌 전적 1승 8패 승점 5를 기록 중이다. 유일한 승리는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땄다. GS칼텍스는 지난 1일 1라운드 4차전에서 페퍼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3-1(16-25 26-24 25-20 25-23)로 승리했다.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가 무려 32점을 맹폭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반가운 점은 '주장' 유서연이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다는 것. 유서연은 지난 6일 IBK기업은행전 시즌 첫 출전을 시작으로 모든 경기에 출전 중이다. 이로써 호주 출신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와일러)와 공존이 불가피해졌다. 두 선수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전술 재정비가 이뤄진다면 팀의 화력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상위권 경쟁만큼 하위권 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26일 IBK기업은행을 상대한다. 페퍼저축은행은 27일 정관장과 승부를 벌인다. GS칼텍스는 오는 28일 흥국생명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