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눈이 내린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 탑승장이 퇴근길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내년까지 6년 동안 잠재 규모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국제기구가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의 문제가 겹쳐 한국 경제의 구조적 장기 침체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1~2025년 한국·G7 국내총생산(GDP)갭(격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5월 우리나라의 GDP갭(실질GDP-잠재GDP)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잠재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 경제 규모를 뜻한다.
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특정 해의 실제 생산 수준(실질GDP)이 잠재GDP에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국의 연도별 GDP갭율(실질GDP-잠재GDP/잠재GDP)은 2020년 -2.5%, 2021년 -0.6%, 2022년 -0.3%, 2023년 -1.0%, 2024년 -0.4%, 2025년 -0.3%로 추산됐다.
2001년 이후 2019년까지는 한국 GDP갭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가 없었다.
29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전문가들은 경기 변동에 따라 실질GDP와 잠재GDP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양 또는 음의 GDP갭율이 높지 않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상황을 이상적이라고 판단한다.
지나치게 큰 양수는 경기 과열 상태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고, 반대로 큰 폭의 음수는 경기 침체, 높은 실업률 등과 관련이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추산 과정에서 과대 또는 과소 계상 문제를 살펴봐야겠지만, 일단 6년 연속 마이너스 GDP갭은 매우 좋지 않은 신호"라며 "체력에 비해 경제가 계속 너무 천천히 달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번 제출 자료에서 자체 잠재성장률 추정 범위를 2021~2022년 기준으로 '2% 내외'로만 공개했다.
한은의 추정치도 2001~2005년 5.0~5.2%, 2006~2010년 4.1~4.2%, 2011~2015년 3.1~3.2%, 2016~2020년 2.5~2.7% 등으로 빠르게 낮아지는 추세다.
2019~2020년(2.2%내외)과 2021~2022년(2%내외) 추정치는 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이 완화되는 시점에 다시 확정할 계획인데, 이르면 이달 새로 추정된 잠재성장률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한은과 정부는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이 낮다는 지적에 "약 2%인 잠재성장률을 넘기 때문에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한은이 지난 28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추면서 경기 분석이 혼란스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