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강원 정선군 장열2리 가드루마을서 열린 백일잔치. 연합뉴스아기 울음소리를 좀처럼 듣기 어려운 강원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25년 만에 태어난 아기를 축하하기 위한 특별한 백일잔치가 열려 눈길을 끈다.
2일 강원 정선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북평면 장열2리 가드루마을에서는 아주 특별한 백일잔치가 열렸다. 그 주인공은 이진영(42)·최영화(33) 씨 부부의 장남인 이강 군.
올해 8월 세상의 빛을 본 이 군은 이 마을에서 21세기 첫 아기다. 이 군이 태어나기 전 이 마을에 울려퍼진 아기 울음소리는 1999년이 마지막이었다.
전체 인구가 50여세대 80여명에 불과하고, 그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60명을 넘는 가드루마을에서 모처럼 들려 온 아기 울음소리에 마을 전체가 잔칫집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마을 다목적센터에서 열린 이 군의 백일잔치에는 이 씨 부부의 친지와 마을 주민 등 70여명이 찾아 이 군의 백일과 앞날을 축복했다.
2005년 경기 고양시에서 직장생활을 접고 가드루마을로 귀촌한 이 씨와 정선 토박이인 최 씨는 3년 간의 열애 끝에 올해 4월 결혼했고, 4개월 뒤 이 군을 출산했다.
마을에서 몇 안되는 청년인 이 씨 부부와 전문 산부인과 1곳조차 없는 정선군에서 태어난 이 군은 귀하디귀한 존재다. 백일잔치를 치르는 데 든 비용은 마을회가 부담했고, 이 군에게 한 돈짜리 금반지도 선물했다. 북평면 행정복지센터도 이 군에게 10만원이 입금된 '생애 첫 통장'을 개설해 전달했다.
이씨 부부는 "많은 분이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축하해주시고 함께 기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머지않아 가드루마을은 또 한 번 경사를 맞을 전망이다. 이 씨 부부는 수년 내 둘째 아이를 낳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