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한 상점에 전시된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70 시리즈. 연합뉴스중국 최대 IT(정보통신) 기업 화웨이가 최근 내놓은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이전 제품과 같은 기종의 반도체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의 반도체 기술독립이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화웨이가 지난달 출시한 '메이트 70 프로 플러스'(Mate 70 Pro+)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를 1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 제품에는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 SMIC가 제조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린 9020'이 탑재돼 있었다.
기린 9020는 화웨이가 지난해 8월 출시한 메이트 60 시리즈에 탑재한 '기린 9010'의 성능을 일부 개선한 제품이기는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같이 '획기적 진전'은 없었다고 테크인사이츠는 평가했다.
그러면서 "초기 소문에는 5㎚ 공정으로 만들어진 기린 9100 칩셋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메이트 70 프로 플러스에는 그 대신 기린 9020을 탑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 칩을 탑재해 미국 정부에 경종을 울렸던 메이트 60 때와 달리 메이트 70은 중국 반도체 발전이 정체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기술력 면에서 업계 선두 주자인 대만 TSMC에 5년 가량 뒤처져있음을 의미한다"며 "TSMC는 2018년에 7㎚ 칩을 처음 출시했고 2019년에 두 번째 버전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웨이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7㎚ 기술을 넘어설 가능성이 작으며, TSMC와 삼성전자가 내년에 2㎚ 칩 양산을 시작하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도 화웨이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면서, 특히 네덜란드 반도체 생산장비 업체 ASML의 최신 장비를 들여오지 못해 칩 성능과 수율을 개선하는데 제약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