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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에운 MZ도, 중장년도 "尹 탄핵 위해 빛 비출 것…국가 위상 되찾아야"

사건/사고

    헌재 에운 MZ도, 중장년도 "尹 탄핵 위해 빛 비출 것…국가 위상 되찾아야"

    '尹 탄핵안' 가결 후 첫 주말집회 열기 후끈
    21일 촛불행동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개최
    시민들 "尹 탄핵 당연…민도에 맞는 대통령 바라"
    "2030, 연예인 비추던 그 빛으로 세상을 밝힐 것"
    "피로 이룩한 민주주의 다시 잃을 수 없어…꼭 지켜야"

    촛불행동은 21일 오후 4시 30분부터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3번 출구 앞에서 '대통령 탄핵 촉구' 12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민소운 기자촛불행동은 21일 오후 4시 30분부터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3번 출구 앞에서 '대통령 탄핵 촉구' 12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민소운 기자
    "하지만 힘을 내 이만큼 왔잖아~ 이것쯤은 정말 별 거 아냐, 세상을 뒤집자!"

    가수 소녀시대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광장의 시민들은 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어깨를 흔들었다.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한파에도 끄덕 없이 웃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암울한 국면을 지나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좌절하는 대신 광장에 모여 '더 나은 대한민국'을 염원했다.

    촛불행동은 21일 오후 4시 30분부터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3번 출구 앞에서 '대통령 탄핵 촉구' 12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7만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촛불행동 김민웅 상임대표는 여는 발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결을 이뤄낸 지 겨우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이제 탄핵 가결의 기쁨은 뒤로 하고 보다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내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윤 대통령을 빠르게 체포하고 파면해야 한다"며 "우리가 혁명이고,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고, 우리는 마침내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도 무대에 올라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것이 바로 우리가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지름길이며 세계가 우리를 불안하게 보고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며 "이제 하나가 되어서 8년 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삶을 개선하고 젊은이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쿠데타를 영원히 추방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가자"고 외쳤다.

    21일 '윤석열 파면'이라는 문구가 쓰인 응원봉. 민소운 기자21일 '윤석열 파면'이라는 문구가 쓰인 응원봉. 민소운 기자
    집회가 열린 안국역 인근은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들거나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정범 국힘당을 해산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흔들었다.

    차가운 바닥에 앉은 시민들은 서로 손난로와 간식을 건네며 추위를 버텼다. 다 함께 파도타기를 하기도,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범죄를 철저히 단죄하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배우 조진웅씨의 영상메시지가 나오자 세찬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이날 집회에는 젊은 세대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가한 성공회대 재학생 안정은(24)씨는 "저와 같은 20대나 10대, 30대 등 모든 세대가 이렇게 응원봉을 들고 뭉치는 게 진짜 너무 영광"이라며 "자신의 연예인을 비췄던 그 빛으로 세상을 밝히고 있는 이 상황이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은 저희 세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데 어떤 계기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라며 "국민들은 진짜 간절한 마음으로 윤석열 파면을 외치고 있고, 파면을 넘어 적폐 청산까지 바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장년 층도 집회 현장을 가득 메웠다. 쭉 집회에 나오고 있다는 경기도 성남에서 온 표경아(59)씨는 "보시다시피 MZ세대부터 알파세대까지 많이 나오고 있고, 그래서 집회 자체도 응원봉부터 BGM까지 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들이 정치라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탄핵 가결 순간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는 표씨는 이어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나의 대통령이라서 행복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나의 대통령이라서 행복했다"며 "국민들의 민도를 봐야 한다. 다시 우리 국민의 민도에 맞는 대통령이 나와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경기 용인시에서 온 김모(60)씨도 "자식들이라든가 후대에게 나쁘지 않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왔다"며 "우리 후대 세대들 정말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애들 시위 문화를 따라서 박자를 맞추려니 그게 힘들다"고 멋쩍게 웃었다.

    김씨는 "계엄 선포 당시 과거 학생 때 전두환 정권 시절이 생각나면서 또다시 자유를 구속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굉장히 심적으로 불안정했다"며 "피로써 이룩해놓은 민주주의를 지켜야만 한다. 위기 상황인만큼 헌법재판소가 빠른 시간 내에 탄핵 인용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후 3시에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한 집회에 경찰 비공식 추산 2만 5천 명이 참가했다. 같은 시각 보수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이 연 탄핵 반대 집회에도 참가자 약 3만 1천 명이 모였다.

    이날 경찰은 일부 차선을 통제하고, 찬반 단체의 충돌 가능성을 대비해 곳곳에 철제 펜스 등을 설치하고 질서 유지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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