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위해 후보 등록을 마친 이기흥 후보(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 김용주 후보, 유승민 후보, 강태선 후보, 오주영 후보, 강신욱 후보. 연합뉴스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24, 25일까지 6명의 후보가 등록을 하면서 역대 최다 인원이 경쟁을 하게 됐다.
기호 순으로 이기흥 현 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겸 BYN블랙야크그룹 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 6명이다. 이들은 선거 전날인 내년 1월 13일까지 선거 운동을 펼친다.
벌써부터 각 후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태선 회장은 26일 오전 유튜브 '강태선 TV'를 통해 '체육인께 드리는 강태선의 약속' 정책 발표 영상을 공개했다.
유 전 회장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 회견을 연다. 23일 이 회장, 24일 강 회장에 이어 후보 등록 뒤 향후 선거 운동 방향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건은 여러 번 언급됐지만 역시 범야권의 단일화다. 3선을 노리는 이 회장은 앞선 8년의 임기 동안 다져온 기반이 있다. 물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체육계에서 이탈표도 예상되지만 이 회장이 40%의 안팎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회장을 제외한 5명의 후보에 표가 분산된다면 승부는 뻔하다.
그나마 2명의 후보가 빠졌다.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출마를 선언했지만 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다. 박 전 회장은 강 교수를 지지한다며 후보 사퇴했는데 단일화를 향한 작은 단초가 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나루호텔에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오른쪽부터),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대한체육회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긴급 회동을 하기 앞서 기념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단일화를 향한 움직임은 있었다. 유 전 회장과 강 교수, 박 전 회장, 안 전 시장은 지난 17일 회동해 단일화 논의를 펼쳤고, 24일에도 유 전 회장을 뺀 3인에 강 회장 측 인사인 김성범 전 서울시체육회 부회장 등이 모였다. 그러나 결과는 이 회장까지 6명 후보 등록이었다.
하지만 아직 단일화의 여지는 남아 있다. 강 회장은 24일 기자 회견에서 "한국 체육을 위해서라면 여러 사람 뜻이 맞을 경우 같이 끌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당선되든 안 되든 체육회가 필요로 하는 회장이면 같이 가도 된다"고 밝혔다. 이어 "투표 전일까지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체육회를 위해서 뭐가 옳은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다. 한 사람으로만 되지 않는다. 힘을 모으면 꿈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유 전 회장도 26일 기자 회견에서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유 전 회장, 강 회장, 강 교수는 모두 단일화 논의에 참여했던 후보들이다. 19일의 시간이 남은 만큼 조율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다만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출마자 중 최연장(75세)이라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다. 강 회장은 그래선지 연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번에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출마 기자 회견에서 공약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유 전 회장도 자신감이 넘친다.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까지 지내 인지도에서 가장 앞선 강점이 있다. 40대의 기수로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체육인들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강 교수는 지난 41대 선거까지 2번째 도전이다. 당시 강 교수는 46.4%의 지지를 얻은 이 회장에 이어 25.7%로 2위에 올랐다. 4년 동안 체육인들을 만나며 기반을 다져 올해 선거를 벼르고 있다.
김 전 처장과 오 전 회장은 단일화 회동에 나서지 않았다. 특히 오 전 회장은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한국 체육을 이끌어갈 차기 수장은 누가 될까. 42대 회장은 내년 1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선거에서 2300여 명 체육인 선거인단의 선택으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