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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러시아 격추설'…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 의혹

국제일반

    짙어지는 '러시아 격추설'…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 의혹

    러시아는 "섣부른 추측 해서는 안 된다"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 현장. 연합뉴스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 현장. 연합뉴스
    25일 오전(현지시간)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의 원인으로 러시아의 오인 격추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26일 로이터 통신, 유로뉴스에 따르면 복수의 아제르바이잔 정부 소식통은 사고 여객기가 러시아의 방공시스템에 격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초 새 떼 충돌이 원인으로 거론됐으나 유로뉴스가 취재한 소식통은 러시아 그로즈니 상공에서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발사된 미사일이 여객기 근처에서 폭발하며 파편이 승객과 승무원을 강타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여객기 기장이 러시아 공항에 비상착륙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고 대신 카스피해를 건너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로 이동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출발해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하던 이 여객기가 왜 갑자기 항로를 이탈해 카스피해를 가로질러 반대쪽까지 날아가 비상착륙했는지 설명해줄 수 있는 진술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도 러시아군이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무인기로 오인해 격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 당국자 안드리 코발렌코는 여객기 일부와 내부 구명조끼 등에 난 구멍을 근거로 러시아 방공시스템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일부에 구멍이 나 있는 모습이 SNS에 게시됐다. 연합뉴스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일부에 구멍이 나 있는 모습이 SNS에 게시됐다. 연합뉴스
    전문가들도 사고 여객기 꼬리 부분에 구멍이 여럿 난 것을 들어 미사일이나 방공 시스템 작동의 결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추락 당시 여객기는 악타우로 하강하기 전 위험할 정도로 가파른 속도로 하강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게다가 이 여객기는 러시아 북캅카스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됐던 지역이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간밤 우크라이나 드론 5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는데, 여객기 추락 불과 3시간 전에도 우크라이나 드론 1대가 그로즈니 서쪽 블라디캅카스 상공에서 격추됐다.

    여객기에는 아제르바이잔인 37명, 러시아인 16명, 카자흐스탄인 6명, 키르기스스탄 3명 등 67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절반 넘는 38명이 숨졌다.

    파라 다클랄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변인은 이날 엑스를 통해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한다"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이 사고와 관련한 나토의 첫 입장은 러시아의 오인 사격 의혹이 언론에서 불거진 이후 나왔다.

    유로뉴스는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민간항공기 격추는 2014년 7월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 17 여객기 이후 10년 만이라고 전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나던 MH 17 여객기가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격추돼 탑승자 298명 전원이 숨졌다.

    러시아는 섣부른 추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재 추락 사고의 원인을 조사중이며 결론이 나오기 전에 가설을 세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러시아 내부에서도 이번 추락사고의 원인을 놓고 격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여객기 꼬리 부분에 많은 구멍이 뚫린 점에 주목하며 "사고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비행기 외부 또는 내부 폭발 뒤 파편에 의한 손상일 수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사고 여객기의 애초 목적지였던 그로즈니 국제공항은 짙은 안개로 착륙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면서 당시 일기예보에서는 이 지역에 흐린 날씨가 예상됐었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일 러시아 북캅카스 지역에 발생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공항폐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코메르산트는 "생존자들은 여러 차례 폭발음을 들었고 숨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일부 목격자는 여객기 바닥 아래 틈새에 있는 산소통이 폭발했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얽힌 이 문제에 대해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 정부 당국자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카자흐스탄 상원의장 마울렌 아심바예프는 "카자흐스탄, 러시아, 아제르바이잔은 사고 정보를 숨길 의도가 전혀 없고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며 '성급한 결론'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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