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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백에서 수 억개 미세플라스틱?…논문 살펴보니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홈페이지 캡처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홈페이지 캡처티백에 든 차를 우릴 때 종종 티백을 찻잔 또는 차 주전자에 넣어 둔 채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티백에서는 미세 플라스틱과 이보다 더 입자가 작은 나노 플라스틱이 상당수 방출되고 있고, 나노 플라스틱의 경우는 세포와도 상호작용하며 염색체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경각심을 주고 있다.
     
    특히 티백을 오랫동안 넣어 두었을 경우 미세 플라스틱 방출량은 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법에 맞게 일정 시간 차를 우려낸 뒤에는 티백을 빼두어야 한다고 연구자들은 조언했다. 하지만 차 한 잔에서 나오는 티백의 미세 플라스틱이 수억개가 될 것이라는 가정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인 케모스피어(Chemosphere) 368호에 기재된 '티백에서 나온 미세/나노 플라스틱: 실생활 노출 시나리오를 가정한 실험(Teabag-derived micro/nanoplastics as a surrogate for real-life exposure scenarios)' 연구를 살펴보자.
     
    이 연구는 폴리프로필렌(PP)과 나일론(Nylon-6), 셀룰로스(CL) 재질로 된 티백에서 나온 미세/나노 플라스틱(MNPLs: 20nm 이상)의 양을 분석했는데, 놀랍게도 PP소재에서는 밀리리터 당 12억개, 셀룰로스 소재에서는 1억3500개, 나일론 소재에서도 818만개가 검출됐다.
     
    실험에 사용된 티백 종류와 전자현미경 사진. 위에서 순서대로 나일론, 폴리프로필렌, 셀룰로스. Chemosphere실험에 사용된 티백 종류와 전자현미경 사진. 위에서 순서대로 나일론, 폴리프로필렌, 셀룰로스. Chemosphere
    게다가 이 연구에서는 인간의 장 세포에 이들 플라스틱이 흡수되면서 염색체 이상 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하며 플라스틱 오염 관련 연구와 방지 대책의 시급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검출된 대부분의 미세/나노 플라스틱은 평균 100~200나노미터(nm) 대로, 나노 단위까지 플라스틱을 계산했을 경우 나온 수치다. 또 티백 300개를 95도씨의 물 600ml에 넣고 계속 저어 주었다고 나와있다.

    티백에서 나오는 미세/나노 플라스틱과 장 세포와의 상호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것에 실험의 주 목적이 있었으므로, 일상생활에서 차를 우려낼 때도 이 정도의 플라스틱이 나올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비약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일상적으로 차를 우려내 마시는 상황을 가정하고, 미세 플라스틱 크기도 20마이크로미터(㎛) 이상으로 제한하면 어떨까.

    20㎛ 이상 미세플라스틱은 몇개 수준이지만…


    지난해 4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진행한 연구는 조금 더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형태인데, 플라스틱 소재는 물론, 종이와 면 소재 티백까지도 실험 대상에 포함돼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또 티백을 우려내는 시간을 달리해서 티백을 찻잔에 오래 넣어두는 경우를 따로 실험했다.
     
    실험 결과, 먼저 제품 음용법에 맞게 안내된 시간(1~5분) 동안만 티백을 우렸을 경우, 폴리아미드(PA) 소재의 티백 4건 중 3건에서 5~16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폴리락타이드(PLA) 계열 재질은 6건 중 5건에서 1~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고, 종이 재질의 티백 7건 중 4건에서도 1~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반면 면 소재와 PET 소재 티백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없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제공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제공그런데 티백을 찻잔에 넣어두는 상황을 가정해 20분 동안 우렸을 경우에는 소재 별로 2배 이상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검출됐고, 앞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오지 않았던 면 재질과 PET 재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티백을 오래 우려낼수록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증가한 것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종이 소재라고 해도 종이가 녹지 않도록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등으로 코팅처리 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면 소재 등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는 것에 대해서는 "티백은 태그와 실, 내포장지로 이뤄져 있어 여과지 재질과 상관없이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될 수 있고, 제조와 포장 단계에서 외부 오염으로 혼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의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티백 차 음용 시 차를 마시는 동안 티백을 찻잔에 계속 담가놓지 말고 제품에 표시된 음용법대로 우린 후 바로 건져내는 것을 추천한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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