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좋고 새로운 아름다운 부지를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가 그들에게 적절한 부지를 찾아 괜찮은 장소를 만들어준다면 수십년간 죽음을 경험한 가자로 돌아가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부지가 한 조각의 땅 또는 여러 조각의 땅일 수 있다"고도 말해 팔레스타인들이 여러 곳에 흩어져서 정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결국 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켜야한다는 주장으로, 사실상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합병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주 지역으로 요르단, 이집트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합병은 팔레스타인인을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몰아내려는 이스라엘 극우세력의 한결같은 목표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주민 강제 이주에 반대해온 바이든 정부와는 정반대의 접근법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주에 반대하고 있고, 주변 아랍 국가들도 이들을 수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요르단,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5개 아랍국가 외무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가자지구 주민들의 이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을 중재한 이집트와 터키의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인을 단기 또는 장기적 목적으로 팔레스타인 영토 외부 국가로 이주시키거나 재정착시키려는 모든 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들고 나섰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도 이날 취재진들에게 "곳곳에 불발탄이 있고, 수도·전기 등이 끊여 사람이 살수 없는 곳에 5년 뒤에는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그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져온다"고 반겼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날 미국을 찾은 외국 정상인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후 비공개 만찬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