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선수들이 5일 경기도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에서 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이 역대 최장 연승을 노리던 현대캐피탈의 질주를 멈춰 세웠다. 개막 5연패 등 한때 최하위에 머무르고, 국가대표 감독 영입 논란과 시즌 중 홈 경기 교체 등 악재를 딛고 2위까지 노리고 있다.
KB손보는 5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25-18 25-20 25-21)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19일 천안 원정에서 1 대 3 패배로 8연승이 무산된 아쉬움을 털어냈다.
특히 KB손보는 현대캐피탈의 17연승을 저지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1월 23일 우리카드와 경기 패배 이후 16연승을 질주했다. 2승만 더하면 2015-16시즌 역시 현대캐피탈이 작성한 남자부 최장 기록인 18연승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거칠 것이 없었던 현대캐피탈의 질주는 KB손보에 막혔다.
4연승을 달린 KB손보는 16승 10패, 승점 44가 됐다. 2위 대한항공(16승 9패)과 승점 차를 5까지 좁혔다.
KB손보 주포 비예나는 양 팀 최다 26점에 공격 성공률이 무려 70.59%를 찍었다. 아시아 쿼터 야쿱이 10점, 나경복이 8점으로 거들었다.
현대캐피탈은 주포 레오가 공격 성공률 37.5%로 10점에 그친 게 뼈아팠다. 허수봉이 팀 최다 14점으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다만 현대캐피탈은 23승 3패, 승점 67로 대한항공과 승점 18 차이라 정규 리그 1위는 유력하다.
KB손해보험 황택의가 주포 비예나에 토스를 하는 모습. 한국배구연맹KB손보는 개막 전 미겔 리베라 감독이 건강 문제로 사퇴하면서 마틴 블랑코 코치가 대행을 맡는 변수가 발생했다. 이에 시즌 중 남자 대표팀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을 영입하려다 겸직 금지 논란이 커졌고, 지난달 초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을 선임했다.
또 안방인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돼 대한항공의 홈인 인천 계양체육관을 부랴부랴 임시로 쓰는 해프닝도 겪었다. 결국 지금의 경민대체육관으로 옮기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KB손보는 여러 악재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7연승이 끊겼지만 다시 4연승을 달리고 있다.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와 주포 나경복의 군 제대로 전력이 급상승했고, 새 감독과 함께 아시아 쿼터 교체도 단행해 팀이 안정감을 찾았다. 경민대체육관에서는 7전 전승을 달릴 만큼 기회의 땅이 됐다.
KB손보는 2012-2022시즌 거포 케이타를 앞세워 팀 창단 최초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이뤘다. 이후 케이타의 해외 이적, 황택의의 군 입대 등 전력이 약화돼 2022-23시즌 구단 최장 12연패를 당하는 등 6위에 머물고, 지난 시즌은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 힘겨운 암흑기를 이겨내고 다시 비상을 꿈꾸고 있다. KB손보가 임시 안방에서 기회의 땅으로 변한 경민대체육관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