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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오세훈이 무릎쳤다, 파격적 저출생대책 탄생 비화

    핵심요약

    장기전세주택 거주자들 출산율 높은데 착안
    신혼부부주택팀 신설, 저출생 대책 속도전
    '미리내집' 효과 힘입어 신혼부부 전용단지도

    연합뉴스연합뉴스
    서울시청에는 '신혼부부 주택팀'이라는 이름의 조직이 있다. 올해 1월 새로 꾸려진 팀이다.
     
    대한민국 중앙·지방정부 또는 공공기관 가운데 '신혼부부'라는 이름이 붙은 조직은 이 곳이 유일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시로 신설된 이 조직은 어떤 배경에서 생겨났고,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지난해 온 나라가 저출생 문제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을 때 오 시장이 무릎을 친 보고서가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2007년 도입했던 시프트(SHift)로 불리는 공공임대주택인 장기전세주택 정책의 효과 분석을 담은 보고서다.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고 입지도 좋은 장기전세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의 출산율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바로 이 경향성에 주목해 아예 신혼부부에 특화된 주택을 공급해 아이를 낳게 하자는 다소 과격한 아이디어를 주문했다고 한다.
     
    서울에서만 1년에 4만 커플이 결혼하는 상황에서 절반 정도가 미리내집에서 거주하게 된다면 저출생 문제는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 아니냐고 참모들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미리내집' 정책이다. 
     
    '미리' 내 집, 즉 지금은 내 집이 아니지만 미래에는 내 집이 될 집에 '미리' 살게 하자는 뜻을 담고 있는 이름이다. 
     
    (일각에선 미리내집 보다는 보다 직관적인 '미래내집'으로 정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리내집은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을 지원해 출산과 육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목적이라 가격이 20~30% 더 저렴하다.
     
    입주 후 자녀 두 명을 출산한 경우, 거주 10년차에 더 넓은 집으로 옮겨준다.
     
    특히 20년 거주 후엔 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살 수 있도록 권리(우선매수청구권)를 부여하기도 한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미리내집은 정비사업(재건축 등)을 통해 나오는 공공임대 주택 물량 등으로 확보하고 있다.
     
    역시나 미리내집에 대한 인기는 폭발했다. 
     
    둔촌주공을 재건축해 단장한 올림픽 파크포레온에도 300채를 미리내집으로 공급했더니 최고 328: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런 식으로 지난해에만 미리내집으로 1022채를 공급했다. 미리내집은 지난해 가장 사랑받은 서울시 정책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신혼부부 주택팀은 미리내집 거주자가 자녀 세 명 이상 출산한 경우는 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3년차부터 더 넓은 집으로 이주를 지원하고, 10년 거주 후에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기존 신축 아파트 외에도 비(非)아파트(다세대, 빌라) 매입임대주택 등도 신혼부부 특화주택으로 올해부터 활용할 계획이다.
     
    이 곳에 입주한 신혼부부가 출산하면 미리내집에 우선 이주할 기회를 준다.
     
    올해 미리내집 공급 물량은 3500채, 내년부터는 연간 4천채로 늘어난다.
     
    여기에 서울시가 북촌, 서촌에 보유한 한옥 33채 가운데 올해 3채를 포함해 매년 2~3채씩 미리내집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암사, 불광, 도봉, 수유동에 조성될 한옥마을 단지에도 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을 개발해 2027년부터 매년 10채씩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어린이집·공동육아공간·돌봄센터 등을 갖춘 미리내집 '신혼부부 전용단지'(336세대)를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에 조성해 이르면 2029년에 공급하기로 했다. 
     
    서리풀 신규 택지에도 전체 주택 2만여 세대의 절반이 넘는 1만1천호를 미리내집으로 공급한다는 청사진도 세워둔 상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앞으로도 미리내집을 더 파격적으로 확대해 신혼부부가 마음 놓고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주택 공급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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