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0·장년 모두 Win-Win하는 노동개혁 대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보수 대권주자 1위로 주목받는 현실과 관련해 19일 "정말 너무 무겁고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나경원·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2030·장년 모두 윈윈(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의 기조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너무나 뜻밖이고 제가 한 게 없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제가 정책을 발표한다던지, 다른 뜻을 밝힌 적이 없는데 이렇게 나오는 건 우리 사회가 너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라며 "쏠림 현상이 대한민국을 매우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 등이 반영돼서 높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의원과 함께 토론회를 여는 기조연설에 나선 김 장관은 이날 행사 도중 세미나실 밖에서 약 30분간 '장외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토론회 자체보다 '여권 지지율 1위'인 김 장관에게 쏠린 언론의 관심에서다.
김 장관은 '(오세훈 서울시장 등) 타 여권 후보들에 비해 (대선 주자로서)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 "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사회의 가장 밑바닥인 청계천에서 미싱 보조, 다림질 보조로부터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11년 이상 공장생활을 하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2년 6개월간 감옥을 두 번 다녀왔고, 가장 어려운 지역이라는 부천 소사구에서 3번(국회의원을 지냈고), 경기도지사(를) 2번 (수행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경기도 소재 한센인 마을에서 공무원들과 '울고 웃은' 기억을 꺼내며, "누가 중도인지는 잘 모르지만, 가장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것이 공직자의 최고의 기쁨"이라고 강조했다.
'5인 미만' 기업의 노동자, 실업자, 의도치 않게 집에서 쉬고 있는 청년 등을 돌보는 것이 "바로 정치의 본령"이라 본다며, "제가 좌(진보) 쪽에 있었든 우(보수) 쪽에 있었든 그런 점에서는 한 번도 바뀌어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당장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기대선 가능성과 출마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충분히 승산이 있는 후보임을 어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문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앞서 리얼미터의 차기대선 후보 적합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서 자신과 오 시장을 앞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견제했다.
김 장관은 전날 이 대표가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이야말로 중도 보수'임을 주장한 것과 관련, "남이 뭐라고 하건 그건 제가 논할 바는 아니다"라면서도 "진실한 사람이라야만 공직을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직자가 깨끗하지 않으면 온 나라가 더러워진다" 등의 발언으로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또 저서 예약판매를 시작하며 정계 복귀를 예고한 또다른 경쟁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는 "훌륭한 점이 많이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후보든지 대한민국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처럼 나이가 모자라서 자격이 안 되는 분들 빼고"라며 개혁신당 소속 이 의원을 '디스'하기도 했다.
한편,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위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전에 알았다면 극구 말렸을 것이란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탄핵심판 막바지인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는 "보다 공정하게,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 진행과 결론을 내려 주시길 간절하게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