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 황진환 기자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본인이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그룹 임원을 협회에 불법 파견한 데 대한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정몽규 HDC 그룹 회장이 협회장에 취임한 뒤 HDC 현대산업개발 임원을 협회에 불법 파견한 것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HDC 현대산업개발 상무보 A 씨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확인한 위법 사항들에 대한 수사 의뢰다.
파견 근무의 최장 기간은 2년이지만 A 씨는 11년간 협회에 파견돼 근무했다. 수임료 인상 과정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또 문체부는 A 씨가 협회 행정지원팀장을 맡아 10억 원의 수임료를 받았는데 파견 과정 역시 인사 규정상 근거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미 지난해 지적된 내용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현진 의원(국민의힘)도 지난해 10월 "A 씨가 HDC 현대산업개발로부터 매달 월급을 수령하고, 동시에 협회로부터 업무 추진비와 자문료, 교통비, 통신비 등 각종 부대 비용을 받았다"고 밝혔다.
A 씨는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진행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센터 계획 설계를 맡은 네덜란드 건축회사 유엔스튜디오와 협회가 주고받은 메일 중 상당수가 HDC 현대산업개발에 공유됐는데 이 과정에서 A 씨가 원활한 업무 관리를 이유로 HDC 현대산업개발에 도움을 요청하고, HDC 현대산업개발 직원이 별도 계약 없이 함께 업무를 진행하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A 씨는 문체부의 감사 직전인 지난해 11월 협회에서 퇴직해 별도의 징계를 내릴 수 없었다. 이에 문체부는 지난 2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와 관련해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9월 국회에 출석해 배현진 의원의 관련 질의에 "현대산업개발이 협회와 관련해 도와준 건 있어도 이득을 본 건 절대로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우리(HDC 현대산업개발)가 전문 지식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협회를) 도와주라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이에 대해 "(HDC 현대산업개발이) 이익을 취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체육계 공조직이 HDC 현대산업개발이라는 특정 대기업에 의해 실무와 그 내부 모든 정보가 관여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