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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무서워 옮겼더니 고양도 '논두렁 잔디'?

이강인이 20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오만 경기에서 발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강인이 20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오만 경기에서 발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로 장소를 옮겼으나 고양종합운동장의 상태도 썩 좋지 않은 듯하다.

잔디 문제는 최근 축구계의 '뜨거운 감자'다. K리그에서는 열악한 잔디 상태 탓에 팬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K리그1 3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선수들이 꽁꽁 얼어붙은 잔디 탓에 부상 위험에 노출된 채 경기에 임해야 했다. 제시 린가드(서울)는 들뜬 잔디에 축구화가 걸려 넘어져 발목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한국 축구의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잔디 문제 탓에 이번 3월 A매치 경기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 오만과의 7차전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치렀고, 요르단과의 8차전은 오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잔디 상태가 양호할 거라 굳게 믿고 왔던 고양종합운동장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부상 원인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공교롭게도 이 경기장에서 2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먼저 전반 35분 백승호(버밍엄시티)가 쓰러졌다. 상대 선수와의 충돌은 없었으나, 갑작스럽게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교체됐다.

이 교체는 한국의 답답했던 경기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 38분 이강인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은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후반 35분 실점 과정에서 이강인마저 부상을 당했다. 이강인은 실점 직전 상대 선수를 쫓아가다 스스로 넘어지는 바람에 왼쪽 발목을 다쳐 쓰러졌고, 의료진에 업혀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후 한국은 추가 득점에 실패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셈이다.

이강인이 20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오만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후 업혀서 나가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강인이 20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오만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후 업혀서 나가고 있다. 류영주 기자
부상자가 2명이나 나온 탓에 경기 후 잔디 상태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리사드 자베르 오만 감독은 "(보통 잔디와) 다르다고 느꼈다. 어떻게 보면 부드럽다고 생각했다"면서 "훈련 때부터 느꼈다. 익숙하지 않았고, 공이 잘 튄다고 생각했다. 스터드도 잔디 속으로 잘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험했던 다른 잔디와 달랐다"고 평가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주민규(대전)는 "잔디 상태가 좋다고 말하진 못할 것 같다. 좀 들리고 이런 부분이 있었다"면서 "부상이 나올 상황이 아니라 아쉬움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백승호도 "처음 운동할 때부터 딱딱하더라. 한국에서 제일 좋은 경기장이라고 들었는데, 핑계 같지만 아쉽긴 하다"면서 "잔디 탓을 하고 싶진 않다. 선수들이 잘 관리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좀 아쉽다"고 말했다.

부상의 원인이 잔디 문제였냐는 질문에는 "잔디 탓이라고 하긴 힘들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백승호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전반 중반부터 햄스트링 쪽에 통증이 살짝 느껴졌다. 뛰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까 통증이 더 올라와서 교체를 부탁했다"면서 "일단 내일 병원에 가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확실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목발 짚고 믹스트존 통과하는 이강인. 김조휘 기자목발 짚고 믹스트존 통과하는 이강인. 김조휘 기자
이후 믹스트존에 나타난 이강인의 표정은 다행히 밝았다. 하지만 목발을 짚고 부축을 받으며 믹스드존을 빠져나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홍 감독은 이강인의 몸 상태에 대해 "발목 부상을 당했다. 정확한 것은 병원에 가서 체크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명보호는 오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홈 8차전을 치른다.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수원월드컵경기장마저 잔디 상태가 열악하면 선수들은 또 부상 위험에 노출된 채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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