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 'ADAS 2024'에 설치된 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천억원 유상증자 발표를 직후 증권가에서는 투자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단기 주가 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장보다 13.16% 하락한 62만7천원에 거래를 시작해 이날 오전 한때 60만8천원(-15.79%)까지 하락했다가 오전 11시 45분 현재 63만9천원(-11.50%)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그룹주들도 동반 급락했다.
이날 증권가 리포트를 보면, 키움증권 이한결 연구원은 "방산, 조선 부문에서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현지 생산 거점 및 지분 투자는 필요했지만, 규모나 방식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B금융투자 서재호 연구원도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단기적인 주가 조정 불가피하지만, 중장기 사업확장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이동헌·이지한 연구원은 "3조6천억원의 대규모 15% 할인으로 주주 부담이 가중되고, 연초 대비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고점 인식 우려가 생겼다"고 봤다.
또, "당장의 투자가 급박한 상황이라는 인식과 현금 흐름이나 차입으로 마련하기 힘든 금액이라는 점이 작용했겠지만, 투자의 급박성 여부가 쟁점"이라고 진단했다.
교보증권 안유동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4조원 수준에 달하기에 3~4년에 걸쳐 집행될 필요 자금을 굳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점에서 아쉬운 결정이라고 판단된다"며 "다만 유래 없는 글로벌 재무장 시대에 발 빠른 투자는 필연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메리츠증권 이지호 연구원은 "다수의 국가가 역내 방산 조달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중장기 사업의 지속성 측면에서 필수적인 선제 투자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잔고 회전율이 4.6년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봤다.
다만,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향후 2028년까지 4년에 걸쳐 투자가 집행될 전망"이라며 "연간 투자 목표액은 한 해에 2조원을 초과하지 않기에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상회하는 동사의 이익체력만으로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