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연합뉴스4월 2일 치러지는 보궐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선 △5명의 구청장·시장(구로구, 아산시, 담양군, 김천시, 거제시), △1명의 교육감(부산시), △8명의 시·도의원(달서구, 강화군, 유성구, 성남시, 군포시, 당진시, 성주군, 창원시), △9명의 구·시·군의원(중랑구, 마포구, 동작구, 강화군, 광양시, 담양군, 고흥군, 고령군, 양산시)을 뽑는다.
눈에 띄는 점은 평소 대한민국 선거 제도를 믿지 못한다고 강변해오던 부정선거 음모론자들도 대거 출마했다는 점이다. 바로 자유통일당 소속 후보들이다.
자유통일당은 잘 알려져있다시피 극우 성향의 전광훈씨가 이끄는 정치세력이지만 아직까지는 선출직 공무원을 배출하지는 못했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모두 7명의 자유통일당 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 자유통일당 소속 후보들 |
①서울 구로구청장 후보 이강산(35) ②충남 아산시장 후보 김광만(68) ③대구광역시 의원 후보 최다스림(28) ④마포구의회 의원 후보 원유희(57) ⑤동작구의회 의원 후보 박흥옥(72) ⑥광양시의회 의원 후보 박종열(52) ⑦양산시의회 의원 후보 김상구(69) |
자유통일당 사무처 관계자는 "대부분 추천을 통해 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후보들 가운데 연락이 닿은 2명의 후보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아산시장 후보 김광만씨는 지난 2월 전광훈씨를 10분 정도 만나 후보가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다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탈당한 김씨는 전광훈씨와의 첫 만남에 대해 "서로가 서로를 면접 본 격"이라고 말했다.
이후 전씨의 소박함 등에 매료돼 3번을 더 만났다고 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친구 등 주변사람들로부터 왜 '자유통일당으로 가느냐'는 욕을 많이 먹었다고 했다. 그러나 입당하기를 잘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무소속 후보가 아닌 자유통일당 후보가 되면 지역에 있는 여러 '자유마을' 회원들의 조직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한 '자유마을'은 전광훈씨가 좌파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전국의 읍·면·동에 만든 3500개의 풀뿌리 조직 같은 결사체다.
전광훈씨가 주도해온 윤석열 탄핵반대 광화문 집회에 전국에서 전세버스를 대절해 참석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바로 이 '자유마을' 회원들이다.
김씨는 전광훈씨로부터 공천을 받은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지는 않았는지를 묻자 "특별 당비 같은 건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김씨 역시 지금은 부정선거 음모론자에 가깝다.
그는 "모든 선거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사전투표는 문제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 '자유마을' 동지들은 사전투표를 거부하자는 주장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후보로 나선 만큼 그는 사전투표 거부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구로구청장에 입후보한 이강산씨는 올해 나이 35세로 7명의 자유통일당 후보들 가운데 가장 젊다.
그는 선거부정에 대해서는 증거나 의혹이 많다면서 기존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그 같은 입장이 선거 출마와 서로 상충하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경향은 과거와 다르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을 통해 선거부정의 실상을 알게 된 만큼 이번 선거 때는 과거처럼 부정하게 선거 관리를 하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다.
그는 다만 이번에도 부정선거를 감시하는 모니터링은 계속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발전에 위해를 가하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좌파 세력을 심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선되면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구로지역에 불법체류중인 외국인들과의 전쟁을 치를 것"이라며 "관내 개봉역을 외세와 맞서 싸운 을지문덕 장군을 기려 '을지문덕역'으로 개명해 국가 정체성부터 바로잡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본 기사가 발행된 뒤 김광만씨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정정해왔다. 전광훈씨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입당'을 결정한 것이지 '공천'을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공천은 만남 이후 결정됐고, 전광훈씨는 자유통일당의 직책을 맡고 있지 않아 공천을 줄 권한도 없다는 취지로도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