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부산CBS교향악단과 함께하는 봄의 소리 콘서트'가 성료했다. 김혜민 기자 벚꽃이 흩날리는 계절, 클래식 공연의 감미로운 선율이 부산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부산CBS가 창립 66주년을 맞아 마련한 '부산CBS교향악단과 함께하는 봄의 소리 콘서트'가 28일 오후 7시 30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6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해 봄 정취만큼 아름다운 선율을 만끽했다.
공연은 정통 클래식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오페라 아리아와 한국 가곡, 트럼펫 협주곡 등 다채로운 곡들로 구성됐으며, '문화유목민' 정두환 지휘자가 이끄는 부산CBS교향악단과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양승엽, 트럼펫 알렉스 볼코프 등의 협연으로 꾸려졌다.
이날 공연에 앞서 정 지휘자는 트럼펫 연주에 맞춰 산불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진행했다.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함께 고개를 숙인 채 추모에 동참했다.
이윽고 연주자들이 등장해 자리를 채우자 관객들은 긴 박수를 보내며 무대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양승엽 테너가 아름다운 연주에 맞춰 노래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부산CBS교향악단은 말을 탄 병사들의 모습을 묘사한 오스트리아 작곡가 주페의 '경기병 서곡(Light Cavalry Overture)'으로 경쾌하고 씩씩한 서막을 열었다.
이어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가 김순애의 가곡 '그대 있음에'와 비제의 '카르멘' 가운데 하바네라를 통해 매혹적인 음색을 선사하자 관객들은 넋을 놓고 무대를 감상했다.
테너 양승엽은 서정적인 우리 가곡인 '남촌'을 완벽히 소화해냈고 무대는 점점 깊은 감동으로 물들어 갔다.
관객들은 두 손을 모은 채 음악에 집중했고 한 곡이 끝날 때마다 큰 환호성과 함께 두 손을 높이 들고 힘찬 박수를 보냈다.
두 성악가가 함께 무대에 올라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Time to say goodbye'을 선보이자 관객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응원에 힘입은 정두환 지휘자도 "연주자들의 힘은 박수 소리에서 나오는 것 같다"며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알렉스 볼코프의 봄바람 같이 부드러운 트럼펫 연주가 펼쳐지고, 부산CBS교향악단의 웅장한 '오페라의 유령' 무대까지 이어지며 공연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2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부산CBS가 주최한 '봄의 소리 콘서트'가 성료했다. 김혜민 기자
이윽고 공연이 막을 내리고 성악가들과 지휘자, 연주자들이 다함께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커다란 함성과 박수갈채로 깊은 감동을 표했다.
관객들은 무대가 끝나고도 한동안 자리를 지키며 여운을 즐기는가 하면, 공연장 밖에서도 서로 감상을 나누며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공연장을 찾은 박진숙(74·여)씨는 "성악가 분들의 공연을 보고 무척 감동 받았다. 지휘자 선생님도 너무 유쾌하셔서 중간중간 많이 웃었다"며 "궂은 날씨였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공연에 감동도 받고 오랜만에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부산CBS 최승진 대표는 "창립 66주년을 맞이해 준비한 이번 공연을 통해 통해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이끌고 시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했다"라며 "따뜻한 봄날,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음악으로 마음을 채운 특별한 시간이 됐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