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떠날 날 다가오는 김연경 "팬들께 죄송하지만 3차전에서 끝낼게요"

떠날 날 다가오는 김연경 "팬들께 죄송하지만 3차전에서 끝낼게요"

환호하는 김연경. 한국배구연맹환호하는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팬들은 '김연경이 뛰는 모습을 더 보느냐', '김연경의 우승을 빨리 보느냐'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김연경의 마지막 챔피언결정전도 벌써 첫판이 막을 내렸다. 이제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에 필요한 건 단 2승이다. 김연경이 선수로서 뛸 경기는 최소 2경기, 최대 4경기만 남은 상태다.

흥국생명은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정관장을 세트 스코어 3-0(25-21 25-22 25-19)으로 완파했다.

역대 여자부 챔프전 18차례 중 1차전 승리 팀의 우승은 10회였다. 확률은 55.55%로 높지 않지만, 기선 제압이 중요한 만큼 흥국생명으로선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김연경에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마지막 기회다. 국내 복귀 후 3차례나 준우승에 그쳤던 김연경이 우승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지 관심을 모은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26일 GS칼텍스전에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한 달 넘게 챔프전 준비에 매진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GS칼텍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 이후 2주 가까이 공백이 생겨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김연경이 "챔프전을 준비하면서 빨리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챔프전은 멀게만 느껴졌다.

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이날 김연경은 5천821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팀 내 최다인 16점에 공격 성공률 60.87%로 펄펄 날았다.

경기 후 김연경은 "많은 관중들 앞에서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 쉬는 동안 몸 관리를 잘했던 게 승리까지 이어져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연경은 "많은 선수들이 이 정도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상이 조금씩은 있다"면서 "큰 지장 없이 잘 준비했다. 마지막까지 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로서 뛰는 마지막 챔프전이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하다. 김연경은 "사실 의미 부여를 많이 안 하려 한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라스트 댄스'라고 하셔서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 국가대표로도 '라스트 댄스'였고, 은퇴식도 뒤늦게 해서 아직도 안 끝났냐고 하는 분들이 많다. 조만간 끝난다고 전하겠다"며 껄껄 웃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김희진(IBK기업은행), 박정아(페퍼저축은행), 배유나(한국도로공사) 등 옛 국가대표 동료들도 찾았다. 김연경은 "경기 전에 앉아 있는 걸 봤다"면서 "구단에서 너무 좋은 자리를 내준 게 아닌가 싶다. 팬들께서 앉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챔프전까지 공백이 길었던 만큼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생각보다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많아서 좋았고, 그만큼 시간을 잘 썼다"면서 "몸 관리에 집중했고, 상대에 집중하며 준비해서 경기 감각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브 준비하는 김연경. 한국배구연맹서브 준비하는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상대 팀 정관장은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를 마지막 3차전까지 치르고 챔프전에 올라왔다. 기나긴 혈투를 거친 만큼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이었다.

김연경은 "더 많은 세트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3차전까지 간 건 우리에게 좋았다"면서 "3차전까지 갔을 땐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걸 알아서 우리도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정관장이 지친 모습이 느껴졌냐는 질문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지친 건 잘 모르겠더라. 놓치지 않고 2, 3차전도 잘 준비하겠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어 취재진이 '팬들을 위해 5차전까지 뛸 생각은 없느냐"며 짓궂은 질문을 건네자, 김연경은 "죄송하지만 3차전에서 끝내고 싶다. 3차전 이후는 없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며 선을 그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오는 2일 같은 장소에서 정관장과의 챔프전 2차전을 치른다. 김연경은 "1차전은 생각보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이 서브를 잘 때려서 득점이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서브 공략이 좋진 않았다"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2차전을 잘 준비해야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1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