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진서 9단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25만 싱가포르 달러(약 2억 6000만 원)를 받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한국기원 제공'반상(盤上)의 제왕'으로 불리는 신진서 9단이 2025년 상반기(1~6월) 각 부문별 순위에서 압도적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신 9단은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승률 85.000%를 기록하면서 한국기원 소속 445명 프로기사들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상영 초단(82.610%)과 이창호 9단(76.190%)이 각각 2·3위로 뒤를 잇고 있다.
2위인 김 초단의 경우 자신과 비슷한 단 수·랭킹간 대결(한국프로기사협회리그)에서 얻은 승 수가 많기 때문에, 신 9단과 승률을 비교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 않다. 승률 50위내에 속한 23명의 9단 기사들 중 80% 이상의 승률은 신 9단이 유일하다.
신 9단은 승 수 부문에서도 34승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의 대국 수는 40번으로, 전체 기사들 중 6위에 머물고 있음에도 승 수에서는 선두를 유지 중이다. 결국 높은 승률이 승 수 1위 달성을 가능케 한 셈이다. 신 9단보다 대국 대국 수가 많은 기사는 스미레 4단(51번), 안성준 9단(49번), 박정환 9단(43번), 변상일 9단(43번), 최민서 9단(41번) 등 5명이다.
이 밖에도 신 9단은 상반기 가장 많은 불계승(32번)을 거뒀다. 불계승은 바둑에서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기권을 했을 경우에 이뤄진다.
대한민국 프로바둑 기사들의 타이틀 현황 중 일부. 한국기원 제공신 9단은 이날 현재 6개의 타이틀(용성전. 쏘팔 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KBS바둑왕전, YK건기배,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로, 한국 프로기사들 중 가장 많은 타이틀을 보유 중이기도 하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신진서 9단을 보면 '따라올데면 따라와봐'란 말이 떠오를 만큼, 올 상반기 단연 독주하고 있다"며 "신 9단은 2020년 이후 매년 승률 80%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1위를 달성하는 최고의 기사"라고 전했다. 이어 "신 9단이 2020년 자신이 수립한 88.370%의 승률을 깰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