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요진단 방송화면 캡처한미 관세협상을 진두지휘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일 '마스가'(MASGA)로 대표되는 조선 분야 협력 카드가 타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후일담을 털어놨다.
김 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국이 그렇게 다방면에 걸쳐서 조선 쪽에 많은 연구와 제안이 돼 있다는 것을 미국은 상상 못 했을 것"이라며 "사실 조선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스튜디오에서 '마스가 모자' 실물을 공개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디자인해서 미국에 10개를 가져갔다"며 "이런 상징물을 만들 정도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는 자리에 이 모자와 대형 패널 등을 가져가 조선 협력 투자 패키지인 마스가에 관해 설명했고, 러트닉 장관은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며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중 러트닉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을 위해 스코틀랜드로 가자 한국 협상단도 그를 따라갔는데, 김 실장은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미팅이 제일 실질적이었다"며 "협상이 타결될 수 있는 '랜딩존'(landing zone·착륙지)이 보였다"고 회고했다.
김 실장은 스코틀랜드 출장에 관해 "내부적으로 참 많은 격론이 있었고, 입장이 다르니까 고성도 있었고 찬반이 있었다"며 "너무 매달리는 인상을 주면 오히려 협상에 불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돌아봤다.
한국 정부는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을 끝까지 염두에 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타결 직전 즉석에서 협상 조건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김 실장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 (백악관에서) 그냥 나와야 했을 것"이라며 "어떻게 그 앞에서 내용을 고친다고 하겠나"라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서는 정부 뿐만 아니라 재계 총수 등 민간의 노력도 큰 도움이 됐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협상 기간 미국을 찾았다.
김 실장은 "민간 라인을 통해 '대한민국은 최선의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