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H200칩. 엔비디아 제공미국 상무부가 중국에 대해 엔비디아의 H200 칩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논의의 절충안으로 H20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블랙웰을 중국에 수출하는 방안과 아예 모든 칩의 수출을 막는 조치 사이에서 H200으로 뜻이 좁혀졌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랙웰의 중국 수출에 대해서는 명확한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는 최근 "막 나온 새 블랙웰은 다른 것보다 10년 앞서 있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들을 주지 않을 것이고, 미국 말고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엔비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전면 중단할 경우, 역으로 화웨이의 중국 내 AI 칩 개발·판매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2년부터 중국의 AI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 정부가 허용했던 H20 칩의 대중국 수출까지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강경 조치를 취했다.
그러다 양국간 희토류 합의와 경주APEC 계기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H20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철회했다.
미 인터넷 매체 세마포는 "이번 H200의 중국 수출 허용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미국의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러트닉 장관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과거 H20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 철회와 관련해 "미국이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고, 낮은 사양의 제품은 중국이 계속 사도록 하자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중국의 개발자들이 미국 기술에 중독되도록 충분한 만큼을 팔고 싶다"고 말했다.
H200은 H20보다 성능이 거의 6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H200 칩의 중국 수출이 허용되더라도 중국 정부가 이를 수용할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중국은 수출이 허용됐던 H20에 대해서도 보안 우려를 들어 자국 기업들에 대안을 찾으라고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