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조각도시' 영화→시리즈…세계관 넓힌 '선봉장' 보고서[일문일답]

  • 0
  • 0
  • 폰트사이즈

연예 일반

    '조각도시' 영화→시리즈…세계관 넓힌 '선봉장' 보고서[일문일답]

    • 0
    • 폰트사이즈

    영화 '조작된 도시'·시리즈 '조각도시' 오상호 작가 서면 인터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조각도시'는 영화 '조작된 도시'(2017) 세계관을 확장한 흥미로운 결과물로 회자되고 있다.

    평범한 삶을 살던 박태중(지창욱)이 흉악 범죄에 휘말린 탓에 감옥에 가면서 그 이야기는 이미 시작됐다. 이어진 시리즈는 태중이 이 모든 것을 설계한 안요한(도경수)에게 복수하는 숨막히는 여정을 그린다.

    영화 각본·기획에 함께했던 오상호 작가는 12부작 시리즈 '조각도시'를 이끈 선봉장으로 꼽힌다. 아래는 그 확장된 세계관에 대한 심도 깊은 해석을 전하는 오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조각도시' 국내외 반응에 대한 소감은.

    A. 어렵고 힘들고 촬영하기 위험한 장면들도 많았던 우리 작품이 무탈하게 모든 촬영을 끝내고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게 돼 무척이나 다행스러웠는데, 많은 사랑을 받게 돼 더없이 기쁘고 영광스러운 마음이다. '조각도시'를 선택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Q. 영화 '조작된 도시'에 이어 '조각도시'를 작업했다. 영화와 시리즈라는 형식 변화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두 작품의 공통점과 가장 큰 차별점은.

    A. 억울한 누명을 쓴 태중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요한에게 복수하는 큰 서사의 틀은 그대로 가져갔다.

    달라진 점이라면 예전과 달리 지금 대중들은 뉴스가 나오면 이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기 전에 이것이 진짜 뉴스인지 가짜 뉴스인지를 먼저 구별한다는 것이다. 진짜라고 판단되면 비로소 정보로 받아들이게 되는 거 같다.

    영화 '조작된 도시'가 시스템적인 조작에 주안점을 뒀다면, 시리즈 '조각도시'의 요한은 바로 이런 선별 작업에 개입, 한 개인을 공동체에서 철저하게 소외시키고 끊어내는 방식에 주안점을 뒀다.

    현실의 제도가 무수한 거짓들 사이에 숨겨진 진실을 완벽하게 선별할 수 없는 그 한계 지점에 요한이란 인물이 태동했고, 그 캐릭터 디자인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Q. 완성된 '조각도시'를 어떻게 봤는지. 극본을 잘 담아낸 장면과 극본보다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표현된 캐릭터가 있다면.

    A. 굳이 한 장면을 꼽는다면 6부 카레이싱 장면이다. 한국에서도 잘 시도해 보지 못한 꽤 어려운 촬영이었음에도 대본에 표현된 거 이상으로 훌륭하게 결과물이 나온 거 같다.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준 박신우 감독, 몸을 던져 애써 준 지창욱 배우와 도경수 배우, 이광수 배우를 비롯해 현장에 있었던 모든 스태프,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Q. 화려한 액션과 복수극 속에서도 캐릭터들 케미스트리가 빛났다.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완성된 인상 깊은 캐릭터 조합이 있나.

    A. 어느 한 장면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거 같다.

    Q. 영화 '조작된 도시' 주인공 권유, 시리즈 '조각도시'의 태중은 모두 지창욱이 연기했다. "지창욱이 곧 장르"라고 표현했던데.

    A. 극 속에서 지창욱 배우는 울면 같이 슬퍼지고, 분노하면 무서워지고, 웃으면 같이 즐겁게 만드는 남다른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조각도시'는 주인공의 감정폭이 굉장히 큰 작품인데, 그것을 표현한 연기력이 너무 훌륭했다. 그래서 마치 지창욱 자체가 장르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거 같다.

    Q. 요한 캐릭터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도경수 배우의 악역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요한 캐릭터를 구축할 때 도경수 배우와의 매칭에 대해 생각했는지.

    A. '조각도시'에서 가장 빛나는 보석은 요한을 연기한 도경수 배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칫 상투적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감정과 호흡으로 이전에 본 적 없는 악역으로 만들어 낸 거 같다. 오롯이 도경수 배우의 힘이다.

    Q. 매주 공개될 때마다 구독자들 반응이 뜨거웠다. 각 회마다 장르적인 변화를 줬는데, 어떤 콘셉트로 구성했나.

    A. 하나의 복수극이지만 보여주는 형식은 매주 결이 다른 범죄오락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하나의 드라마에서 장르가 계속 변주되다 보니 배우들 연기 감정선이나 촬영, 연출에서 여러 예기치 못한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잘 구현된 거 같다.

    Q. 매 회마다 엔딩이 인상적이었다. 다음화에 대한 기대와 흥미를 자극하는 장면과 대사로 화제를 모았는데, 엔딩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A. 태중이 요한에게 다가가는 거리감과 감정선을 스테이지 별로 나누려고 노력했다. 요한에게 가기 위해 무작정 나가려고 했고, 누군지 모르기에 바로 옆에 요한이 있는데도 멀어졌고, 덫인 줄 알지만, 요한이 알려준 진범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비로소 요한을 찾아가는 그 여정에 태중이 느끼는 감정의 정점을 매회 중요 포인트로 잡았다.

    Q. 요한과 유모의 관계 등 숨겨진 서사에 대해 구독자들 관심이 많았다. 유모의 행방과 최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의도가 있는 건지.

    A. 유모는 지금 요한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자신의 두 눈을 멀게 했는데도 그것을 사랑으로 받아들인 유모가 요한의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만약 뒷이야기가 이어진다면 그 중심에 유모가 있지 않을까.

    Q. 태중은 복수를 향해 끝까지 달려가지만, 마지막 선택은 요한의 최후가 아니었다. 태중의 마지막 선택이 보여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A. 태중은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그놈에게 복수를 하고, 조각난 자신의 삶을 되찾고 싶었을 거 같다. 그리고 막상 그 순간이 다가왔을 때, 태중은 느끼지 않았을까, '요한을 죽여봤자 조각난 자신의 삶이 오롯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태중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매 순간 죽이고 싶은 마음을 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게 '조각도시' 태중인 거 같다.

    Q. 태중의 행복한 일상 뒤 검은방에서 누군가 모든 걸 지켜보고 있는 듯한 시선이 담긴 에필로그로 보여 주고자 한 의미는.

    A. 거기에 앉아 있는 게 누구일까. 유모인지, 요한인지, 아니면 또 다른 누구인지….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시청자들 마음속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