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丙午年)이 밝았다. 병오년은 불(火)의 기운을 지닌 '병(丙)'과 말(馬)을 상징하는 '오(午)'가 만나 '붉은 말의 해'라고 부른다. 불의 에너지와 말의 역동성이 결합했다는 점에서 스포츠와 일맥상통한다.
새해 대한민국 스포츠는 붉은 말에 올라타 정상을 향한 질주를 이어간다. 올해는 특히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제20회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AG) 등 4년 마다 열리는 종합 스포츠 대회 2개가 열린다.
지난 2022년 2월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최민정, 이유빈, 김아랑, 서휘민)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박종민기자
동계올림픽은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등 4개 클러스터에서 다음달 6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다. 90개국 5천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올림픽은 최고 여성선수 비율(47%)를 자랑한다. 출전 선수들은 빙상, 스키, 아이스하키, 봅슬레이스켈레톤, 컬링, 바이애슬론, 루지, 산악스키(신규) 등 8종목(116세부경기)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룬다.
1일 대한체육회가 밝힌 동계올림픽 준비현황에 따르면 대한민국 선수단은 아이스하키와 산악스키를 제외한 6종목 140여 명(선수 69~73명·임원 67명)으로 꾸려진다. 선수·임원 규모는 오는 19일 최종 확정된다. 한국은 이른바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을 비롯해 스피드 스케이팅, 컬링 등에서 메달을 노린다. 또 피겨스케이팅의 차준환,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최가온 등도 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 직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를 차지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는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에 오른 바 있다. 2014년 소치 대회의 경우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3위를 달성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다는 좋은 성적 내기 위해…"
대한민국 선수단의 전 동계올림픽 참가 현황. 대한체육회 제공이번 대회에서 메달 순위 10위 안에 들면 평창 대회 이후 8년만에 '톱10'에 복귀하는 쾌거를 달성한다. 외국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만 따지면 2010년 벤쿠버 대회 5위(금 6·은 6·동 2)가 마지막 '톱10' 순위다.
다만 '톱10' 진입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신중한 입장이다. CBS노컷뉴스의 관련 취재에 체육회 훈련기획부 관계자는 "베이징 올림픽 때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빙상 종목뿐 아니라 스키, 컬링 등에서도 메달 획득이 기대된다"고 귀띔했다.
체육회 국제대회부의 한 간부는 "'톱10' 진입이 이뤄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예측하기 어렵다"며 "선수들과 체육회 모두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막바지 준비 분주… 7일 미디어데이·22일 결단식·30일 본단 출국
지난 2022년 2월 9일 중국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대헌이 기뻐하고 있다. 박종민기자대한체육회는 동계올림픽의 막바지 준비에 분주하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력 향상 등을 위해 점심과 저녁에 맞춤형 식단(한식·3500식)을 제공한다.
또 스포츠 교류와 메달리스트 기자회견 등을 위해 코리아하우스를 내달 5일부터 22일까지 현지(빌라 네끼 캄필리오)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대회 기간 별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가동한다. 해당 SNS를 통해 경기 결과, 하이라이트 등을 제공한다.
오는 7일에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동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유승민 체육회장, 이수경 선수단장 등 체육회 관계자 30여 명과 후원사, 종목단체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자회견, 종목별 훈련 공개 및 인터뷰 등을 진행한다. 22일은 올림픽파크텔에서 선수단 결단식을 연다. 30일에는 선수단 본단이 출국한다.
종합 2위 복귀? 개최국이 일본인 점이 가장 큰 변수
지난 2023년 10월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이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진환기자동계올림픽 폐막 7개월여 후인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는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 일대에서 하계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린다. 대회에는 45개국 1만 5천여 명이 참가해 41개 종목(68세부종목·460세부경기)에서 460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인다.
한국은 직전 대회인 2023년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를 획득해 종합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12년만에 2위 복귀를 노리고 있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중국에 이어 종합 2위에 오른 바 있다. 다만, 개최국이 일본인 점을 감안할 때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게 지배적 여론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아직 대회 개막까지 기간이 많이 남아 선수단 규모와 목표 등은 확정된 것이 없다"며 "동계 기간에도 훈련을 열심히 해서 항저우 대회를 넘어서는 성적 달성을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