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사업을 장악할 경우 미국은 최대 이익을 누리는 반면 캐나다와 러시아 등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베네수엘라를 미국이 사실상 통제하게 된다면 중동 산유국들의 입지·영향력 축소가 예상되고, 미국과 석유 거래가 많은 캐나다·유럽연합(EU)도 피해가 예상되며 러시아와 중국도 큰 손실을 봐야 할 처지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 메이저들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고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6일에는 "석유 회사들과 만나겠다"고 밝히는 등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편 의지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편으로 "당연하게도 미국이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라고 SCMP는 전망했다.
미국 내에서 멕시코만과 서부 해안을 포함한 정유시설의 70%를 초중질유 정유에 특화한 엑손모빌과 셰브런,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의 3대 석유 메이저들의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며, 이를 반영하듯 석유메이저 주가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반면에 캐나다의 피해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원유 수입의 60%는 캐나다산 중질유였고, 캐나다 앨버타 오일샌드에서 생산돼 미 중서부와 멕시코만 연안의 정유시설로 보내져 왔다,
하지만 캐나다산 중질유는 베네수엘라산 초경질유와 유사한 탓에 품질, 정제시설 호환성, 시장성 등에서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한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베네수엘라산 초경질유가 미국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 캐나다로선 대미 원유 수출 가격과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급락할 수밖에 없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베네수엘라가 과거와 같은 막대한 양의 석유 생산을 재개하게 된다면 사우디의 입지 축소와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의 경우도 러-우전쟁 속에 EU 수출길을 인도와 중국로 우회해 수출량을 늘려왔는데, 베네수엘라 석유가 세계 시장에 나올 경우 러시아의 세계 시장 점유율과 가격 결정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
러시아산 대신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려온 EU도,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 흐름을 통제하고 가격 및 물량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수입선 다변화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마두라 정권과 '대미 항전 코드'를 공유하면서 장기적인 특혜를 제공받으려 했던 중국도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은 지난 2024년 기준 베네수엘라산 원유 149만t을 수입했으나 이는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0.27%에 불과한 물량이다.
따라서 석유로 인한 직접 피해는 크지 않겠지만 중국은 채권을 포함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차원에서 베네수엘라에 투자해온 에너지와 통신, 위성 지상국 등 항공우주 인프라 등에서 직·간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